승부수 띄웠나?

'선거 거래설' 파문으로 직위해제된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의 후임자 공모에 응모한 이명도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이 20일 전격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이 국장의 명퇴 신청은 공직내부에서도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주도 인사를 총괄하는 총무과장도 언론 보도를 보고 이 국장의 명퇴 신청을 알았을 정도다.

이 국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제가 서귀포시장 공모에 응한 것은 마지막으로 서귀포시민을 위해 봉사를 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40여년의 공직생활을 명예롭게 정리하고 민간인 신분으로 오직 공모에 전념하고 동료 후배들에게는 승진의 길을 터주고 고위공직자로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소신있는 행동을 하고자 오늘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혹시 공모 결과 발표 이후에 명퇴를 신청하면 공모 결과에 불복했다는 불명예가 항상 저를 따라 다닐 것"이라며 "그래서 저는 오늘 갑자기 명퇴를 결심하게 됐다. 저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결과에 승복하겠다. 그리고 아무런 미련 없이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시장 공모와 무관하게 명퇴를 신청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공직 내부에선 이 국장이 '배수의 진'을 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은 시장 선발위원회가 응모한 4명에 대해 서류전형 및 선발시험을 거쳐, 인사위원회에 적격자 2명을 추천하는 날이다. 

그런 날에 이 국장이 명퇴를 신청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게 아니냐는 것이다.

문영방 총무과장은 "이 국장의 명퇴에 대해 전혀 몰랐고, 아직까지 신청서를 제출하지도 않았다"며 "오늘 선발위원회가 열리는 데 우리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 국장의 명퇴 신청에 대해 한 공무원은 "이 국장이 명퇴를 신청하며 배수의 진을 친 것 같다"며 "우 지사를 향해 마지막 승부수를 건 것 같다"고 풀이했다.

또 다른 인사는 "시장 공모에서 양병식 부시장으로 기우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돌자 이 국장이 명퇴라는 카드를 꺼낸 것 같다"며 "이 국장의 명퇴가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모르겠다"고 흥미롭게 분석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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