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대학생아카데미] (4) 손봉석 회계사 “남들이 안 한 것을 하라”

 

▲ 25일 열린 JDC대학생아카데미 2014학년도 1학기 네 번째 강연. ⓒ제주의소리

1대1로 당장 겨뤄서 질 수 밖에 없는 게임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청년들의 멘토이자 베스트셀러 ‘회계 천재가 된 홍 대리’의 저자 손봉석 회계사가 내린 답은 ‘남들이 하지 않은 방법을 택하라’는 것이었다.

JDC 대학생 아카데미 2014학년도 1학기 네 번째 강연이 25일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렸다. 평소 대학생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 온 손 회계사는 이 날 강연에서 직선적이고 세세한 설명으로 학생들에게 거침없는 충고를 건넸다.

‘꿈과 열정’을 주제로 학생들의 대학생활부터 취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언이 이어진 이 날 강연에서 가장 이목을 끈 것은 ‘학벌’에 대한 부분이었다. 민감한 주제였지만 손 회계사는 오히려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며 정면돌파를 택했다.

“10분 20분 면접 봐서는 여러분을 알 수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볼 게 없다. 그래서 학교를 본다. 초중고 때 자신에게 주어졌던 걸 충실히 했다는 증거가 된다. 최소한 확실한 것이다.  이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기업들을 탓하고만 있기엔 환경이 내 뜻대로 안 바뀐다. 이 환경에 적응하는 게 맞는 거다.”

다소 거센 어투로 현실을 설명한 손 회계사는 이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른 방법을 택하라’고 제언했다. 그리고 곧바로 그의 경험을 풀어놓았다.

세무대학을 나온 그는 학벌에 밀려 원래 가고 싶었던 대형기업인 A회계법인에 입사하지 못한다. 결국 차선으로 선택하게 된 곳이 재정상황이 불안정한 B회사.

그런데 2년 후 어쩐 일인지 그는 당당히 A회사에 입사하게 된다. B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강의를 나가게 됐고, 여기에 충실히 임했다. 그러던 중 A회사에서 경력직으로 강의경험이 있는 인력을 구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찾아온 기회를 놓칠리 없었고 그는 불가능해 보이던 A회사 입사에 성공한다.

▲ 25일 열린 JDC대학생아카데미 2014학년도 1학기 네 번째 강연. ⓒ제주의소리

그는 현실적으로 당장 대기업 신입사원으로 직행하기 어렵다면 돌아가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정말 들어가고 싶은 회사가 있는데 너무 벽이 높다면 같은 분야에 있는 작은 회사, 협력회사를 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것.

기업은 신입사원 뿐 아니라 경력사원도 뽑는데, 신입사원의 문턱이 어마어마하게 높다면 경력사원을 택한 경우 지방대에도 충분한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말이었다.

“여러분들이 저 같은 방법을 택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러분은 어느 대학을 졸업했다는 조건을 못 바꾼다. 여기서 살아남는 방법을 나는 경력이라고 본다. 경력직은 스펙을 보지 않고 경력 그 자체를 본다.”

손 회계사는 ‘남들이 하는 걸 그대로 다 하면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자신의 저서 ‘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가 탄생하게 된 배경도 밝혔다.

타 지역에서만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제주로 내려와 회계사무소를 차렸지만 곧 ‘괸당’이라는 벽에 부딪친다. 아주 친밀하게 지내던 우량고객이 ‘고종사촌이 회계사무소를 차렸다’며 거래처를 바꾼 것이다.

제주에 핏줄이 없는 그는 괸당이 있을 리 만무했다. 뒤늦게 여기저기 모임에 합류하려 했으나 수십 개의 모임에 참석하며 오히려 술값과 골프 라운딩 비용 때문에 고객이 늘어도 더 손해였다. 그는 깊은 고민에 빠진다.

▲ 25일 열린 JDC대학생아카데미 2014학년도 1학기 네 번째 강연. ⓒ제주의소리

그 장고의 결과 그는 ‘똑같은 조건 하에서는 괸당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그가 택한 ‘다른 방법’이 바로 쉽고 재미있게 회계를 설명하는 것. 기존에 출간된 회계 분야 책들은 어려웠고, 그는 소설로 회계의 원리를 쉽게 풀어썼다. 그렇게 나온 ‘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는 35만권이 팔리며 소위 ‘대박’을 쳤다. 오늘날 그를 있게 한 결정적 순간이었다.

손 회계사는 거듭 말했다. “책이 왜 대박이 났겠나. 퀄리티가 좋아서? 책이 대단해서? 그건 남들이 안한 걸 했기 때문이다.”

손 회계사는 마지막으로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건넸다. 혼자서만 행복해서는 안된다는 말이었다.

“‘내가 회계사가 돼서 먹고 살아야지’ 이건 꿈이 아니다. 회계사라는 직업으로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세상도 아름답게 만드는 게 꿈이다. 내가 책을 쓰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직업은 수단이다. 직업을 선택할 때 꿈까지 함께 선택했으면 좋겠다.”

▲ 25일 열린 JDC대학생아카데미 2014학년도 1학기 네 번째 강연.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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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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