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가시꽃'. 박경훈 작.
'통곡'. 박경훈 작.
'응시'. 박경훈 작.

‘다시보는 박경훈의 4.3목판화 전’ 오는 1일부터 평화기념관

 

▲ '통곡'. 박경훈 작.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인 박경훈 화백의 청년 시절 강렬한 작품들이 한 자리에서 펼쳐진다.

제주4.3사업소는 다음 달 1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제주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다시 보는 박경훈의 4.3 목판화’ 특별초청전을 연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박 화백이 80년대 말 왕성하게 ‘민중 목판화’ 작업을 할 때 제작된 결과물로 1998년 4.3 50주년때 ‘바람길 혼비 내리고’라는 전시로 한 차례 선보인 바 있다.

회화, 판화, CG그래픽, 설치, 공공미술 등 다양한 형식의 작업을 해 온 박 화백의 예술 이력 중 목판화는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주로 이뤄졌다. 학부시절부터 진보적 미술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87년 제대 후 본격적으로 지역의 문화운동과 4.3 운동에 동참해왔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대부분 4.3을 소재로 했다.

당시는 4.3에 대한 예술적 표현이 막 시작되던 때였다. 몇몇 작가들이 4.3을 완곡하게 표현하기는 했지만 4.3을 정면에서 다룬 것은 그의 목판화였다. 당시만 해도 4.3은 여전히 금기로 여겨졌고 그의 작품 속에서 다뤄진 4.3의 테마들은 시대의 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파격적인 내용들이 포함됐다.

당시 미술계에서는 박경훈 화백을 포함한 소위 ‘그림패 보롬코지’ 멤버들이 사회참여적인 작품세계를 내보이기 시작했다. 1987년 민주화운동의 성과를 계승하고 이를 사회변혁운동으로 전환시키고자 한 것. 이들은 4.3을 미술표현의 영역으로 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박 화백의 작품들은 주로 제주섬을 어머니, 토민 등으로 상징화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 4.3 당시 거적때기에 싸인 자식의 죽음을 놓고 ‘통곡하는 여인’이나, ‘아들의 총’, ‘ 한라산이여!’ 등은 그 당시 장면을 정면으로 형상화했다.

흑백 목판화의 속성상 강력한 흑백의 대비가 주는 강렬함과 간결함, 청년 작가의 힘찬 칼질의 맛이 온전히 살아 있다. 이번 전시 오프닝은 1일 오후 5시에 기념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 '응시'. 박경훈 작.
▲ '철가시꽃'. 박경훈 작.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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