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영화 '지슬'이 만화로 재탄생됐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입주작가 김금숙이 최근 '지슬' 그래픽노블(만화 소설)을 펴낸 것.

원작의 아름다운 흑백 영상미를 김 작가 특유의 수묵화로 온전하게 옮겨놓았다. 작가는 작품 속 모든 그림을 화선지에 붓과 먹으로 섬세하게 그려냈고 이는 스크린 위에서 보는 '지슬'과는 또 다른 맛을 준다.

파도소리가 들릴 것 같은 섬 풍경, 여인의 모습을 닮은 부드러운 오름의 능선이 침착한 붓으로 그려졌다.

김 작가는 프랑스에서 16년 동안 살며 조각과 만화 활동을 하면서 이희재의 '간판스타', 오세영의 '부자의 그림일기'를 비롯해 한국 만화책을 100권 이상 프랑스어로 번역해 널리 알렸다. 최근에는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역사적 진실을 알리는 '지지 않는 꽃' 전시에 단편 '비밀'을 발표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작품 역시 대사를 입히기 전 원화만으로도 프랑스 출판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그 표현력을 인정받았다.

만화가 김홍모는 "이 만화는 제주도민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해주는 우리식의 진혼곡"이라며 "원작 영화 '지슬'을 김금숙 작가 특유의 붓질과 먹으로 의미 있게 표현해냈다"고 전했다.

4.3을 주제로 희생자를 위한 진혼곡으로 제사(祭祀)의 과정으로 구성된 영화 '지슬'은 지난 3월 공식 개봉한 이후 14만여명이 관람해 국내 독립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

제 19회 브졸아시아국제영화제 황금수레바퀴상, 제29회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극영화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 제3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제14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대상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에서 놀라운 성과를 얻어냈다.

서해문집. 1만4900원.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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