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사진가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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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사진가협의회 4일부터 사진전 '4.3 남겨진 자들의 슬픔'

 

▲ ⓒ탐라사진가협의회

"65년 만에 처음이라 마씸. 가심이 막 죄어 왐수다.(65년만에 처음입니다. 가슴이 막 죄여 옵니다)"

아직도 말 못한, 털어놓지 못한 회한인가. 큰넓궤에 어릴적 공포에 떨며 들어섰던 그 굴 속에 가족과 이웃마을 주민들은 다 돌아가시고 나 혼자 살아남은 미안함일까.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던 세월이 50여년, 그러나 다시금 발을 디뎌놓고 싶지 않았던 큰넓궤 속에 65년 만에 다시 무릎이 기어서 굽어서 들어섰다. 그 어둠은 여전했지만 마음에 고통은 미안함으로 요동쳤다.

탐라사진가협의회가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여는 사진전 '4.3 남겨진 자들의 슬픔- 무등이왓'에는 이 생생하고 깊은 슬픔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번 4.3전시회는 안덕면 동광리 내 잃어버린 마을인 '무등이왓'과 '삼밭구석' 그리고 '큰넓궤'가 주 촬영장소다. 탐사협은 당시 유족들을 초청해 기록작업을 진행했다. 작년 제주시 화북동 곤흘동에 이은 두 번째 프로젝트다. 

무등이왓은 4․3 전까지는 130호 정도가 비교적 큰 중산간 마을이었으나 대부분 불에 타 없어진 마을이다. 마을이 불에 타면서 주민들은 인근의 큰넓궤 등으로 숨어서 지내다가 결국 겨울 한라산 벌판을 헤매다가 최후에는 죽음을 맞는다.

삼밭구석 역시 46호의 집들이 있었으나 무등이왓처럼 소개되면서 잃어버린 마을이 된다.

65년이 지난 지금, 지금의 무등이왓 자리는 올레와 돌담들만이, 주변에는 대나무 밭만 남아있다. 그리고 그 광기가 치유되지 않은 채로 이생을 떠나가는 무등이왓 유족들은 하나 둘 늘어만 가고 있다.

그때의 아픈 기억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유족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사진에 담겼다.

참여회원=김기삼, 정이근, 강정효, 김호천, 한종경, 김영하, 이병철, 김명선, 김영하, 황필운.

 

▲ ⓒ탐라사진가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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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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