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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삶에 연꽃이 피는 순간'. 강명순 작.

꽃 이파리마다 보라, 코발트, 에머랄드, 은백색이 단아한 춤을 춘다. 그녀만의 재료와 기법으로 피운 새로운 생명이다.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제주시 이도2동 연갤러리에서 관장인 강명순 작가의 열여덞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연꽃만 그린 지 20년째인 그녀에게는 일종의 전환점과 같은 전시다.

이번 개인전의 주제는 '내 삶에 연꽃이 피는 순간'. 앞만 보고 달려온 시점에서 한 번 내려놓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계기로 삼으려는 것. 이번 전시에서는 강 작가의 작품세계가 지닌 다양한 매력이 선보인다.

한지로 만든 캔버스 위에 유화로 덧칠하는 기법으로 전통 유화나 수묵화와는 또다른 고고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미 캔버스 대체용구를 만들려는 고민 끝에 한지 배접법을 연구개발해 특허출원도 한 그녀다.

50여점의 작품 중에는 단아하고 이쁘장한 연꽃의 모습을 드러낸 그림이 있는가 하면, 닥나무 위에 수채화로 덧칠한 거친 모습의 연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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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아한 연꽃향기'. 강명순 작.

비양도를 전경으로 상상으로 연꽃을 피우기도 하고, 제주만의 황갈색으로 그려낸 한라산 앞에 연잎과 꽃을 내어보이기도 한다. 

박명인 한국미학연구소 대표는 "강 작가는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한지에 도전했다. 연꽃을 배접법으로 만들어진 한지에 올리면서 독창적인 회화양식을 구축했다"며 "한지질감의 캔버스에 제주의 물빛과 황색 톤을 특성으로 부각시킨 표출방법이 강 작가만의 차별화된 특성"이라고 말했다.

강 작가는 "연꽃을 그림으로써 온갖 번뇌와 망상을 떨쳐버리는 수행자의 자세를 갖출 수 있었다"며 "나와 더불어 내 곁에 머무는 사람들도 늘 행복하고 당당하고 지혜롭고 또 자비로워야한다는 교훈을 연꽃이 피고지는 그 장엄한 모습에서 배운다"고 전한다. 

전시 오프닝은 오는 24일 오후 3시다. 평소 강 작가의 작품을 갖고 싶었으나 부담을 가졌던 이들을 위해 착한 가격의 소장용 작품들도 함께 내어놓는다.

▲ '닥나무정원2'. 강명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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