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변정일 '전통적 지지표 결집' vs ·김재윤 '대세론 확산' 기대

민주당 고진부 후보가 26일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함에 따라 20일 앞으로 다가온 4.15총선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고 후보의 사퇴로 3자 구도에서 양자 구도로 변화되면서 한나라당의 변정일 후보와 열린우리당 김재윤 후보측은 고 후보의 사퇴가 미칠 파장을 예의 주시하며 가급적 말을 아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칫 섣부른 대응에 나설 경우 고 후보 사퇴의 역풍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판단 하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변정일 후보 입장에서는 고 후보의 사퇴가 탄핵정국으로 빼앗긴 전통적인 지지기반을 결집하고, 열린우리당에 반감을 가질 고 후보의 지지층이 자신에게 쏠려줄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반면 탄핵정국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김재윤 후보 입장에서는 고 후보의 사퇴로 한 솥 밥을 먹었던 민주당의 지지표, 특히 호남표가 자신들에게 쏠려 대세론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 심정이 역력하다.

변정일 후보와 김재윤 후보간의 지지도는 3일 간격을 두고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21~22일 실시된 한라일보와 제주MBC 여론조사에서 변정일 후보는 17.9%, 김재윤 후보는 40.9%로 두 후보간에 갑절을 넘은 23% 포인트 격차를 보였으나 조선일보와 한국갤럽의 24일 조사에서는 변정일 22.1%, 김재윤 38.6%로 격차가 16.5% 차이로 좁혀졌다. 두 차례 조사에서 고진부 후보는 7.1%와 7.6%로 별 차이가 없었다.

변정일 캠프 "양자 대결구도, '인물론'으로 차별화 승부 낼 것"

서귀포·남제주군민들의 관심은 '김재윤 돌풍'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그리고 7%대의 고 후보 지지표, 그리고 30%대의 부동층 향배에 집중되고 있다.

변정일 후보측은 "대통령 탄핵으로 흥분됐던 유권자들이 마음의 냉정을 되찾게 되면 조만간 김재윤 돌풍은 미풍으로 수그러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변 후보측 관계자는 "김 후보가 참신성은 있을지 몰라도 두 차례 TV토론에서 현안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미사여구로만 빠져나가려는 모습을 본 유권자들이 결국은 실망하게 될 것"이라며 "토론회가 진행되면 될수록 변 후보와 김 후보간의 차별성은 확연히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변 후보 진영은 이번 대통령 탄핵으로 전통적인 한나라당의 지지표가 다소 이탈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결국은 재집결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고진부 후보가 이번 총선을 '친노'대 '반노'로 몰아가려는 열린우리당에 반발해 사퇴한 만큼 고 후보의 지지표가 자신들에게 쏠려주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김재윤 캠프 "민주당 지지표 열린우리당으로 모아질 것"

김재윤 후보측은 김 후보의 지지도가 '돌풍'이 아니라 대세를 이루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조심스럽다"고 운은 뗀 후 "하지만 사태는 낙관적으로 보고 싶다"면서 "탄핵사태로 민주당 지지표가 등을 돌리긴 했으나 여전히 민주당을 마음 속으로 지지해 온 유권자들이 결국은 열린우리당으로 자연스레 모아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인물론 대결 구도로 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변 후보가 똑똑한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그러나 공화당 때부터 26년간 너무 오래동안 정치를 해왔다는 게 지역의 여론이다"라면서 "일대 일 구도가 된다면 더욱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재윤 후보는 "고 후보하고 마지막까지 함께 좋은 총선을 치르고 싶었는데 안타깝다"면서 "토론과정에서 보여준 좋은 정책은 당을 떠나 지역발전을 위해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유야 어떻든 민심이 천심인데 고 후보의 결정도 결국은 민의에 따른 결정이 아니겠느냐"면서 "성숙한 정치문화를 만들기 위해 결단했다는 고 후보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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