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한 구 의장 "언론-의회와 소통하라"...원 지사 "물어보고 써라" 언론에 불만

작심한 구 의장 "언론-의회와 소통하라"...원 지사 "물어보고 써라" 언론에 불만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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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지 도의회 의장이 원희룡 지사에게 언론과 도의회와의 '소통'을 주문하고 있다.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이 작정한 듯 원희룡 지사에게 '소통'을 주문했다. 협치와 소통을 핵심 모토로 삼고 있는 원 지사 입장에서 보면 억울(?)해 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협치정책실이 '지사의 친위부대'가 아니냐는 일부 언론의 부정적 보도를 의식한듯, 의회와도 소통하라고 면전에서 '돌직구'를 던졌다.

원 지사는 8일 오후 2시10분부터 약 15분간 집무실에서 구성지 의장 등 의장단의 예방을 받았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뼈있는 말들이 나왔다. 구 의장은 원 지사에게 협치만 강조할 게 아니라 언론, 도의회와 먼저 소통하라고 주문했다.

구 의장은 "협치정책실에 대해 저는 이해하고 있지만, 이해하는 분들이 지사님 생각처럼 많지가 않다"며 "논란이 되기 시작하면 설명이 잘되지 않는다"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협치정책실을 도마에 올렸다.

원 지사는 "협치정책실은 기획 기능이 아닌 보좌기능을 담당하는 곳"이라며 "자료를 찾고, 자문을 수합하고, 손님을 영접하는 역할"이라며 순수 보좌기구임을 강조했다.

원 지사의 설명에도 구 의장은 "도민들에게 정확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며 "언론에서도 부정적으로 보도하지 않느냐"고 맞받았다.

이에 원 지사가 "어떤 뜻으로 만들었는지 들어야지 듣지도 않고 있다"며 "도지사가 아니라고 하지 않느냐. 명확하게 이야기하는데, 정책실장 등은 (임기만료 후)지사와 함께 떠날 사람들"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피력했다.

▲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과 원희룡 지사가 8일 오후 도지사 집무실에서 면담을 갖고 있다.
이에 구 의장은 "아니라고 해도 해명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인정된다"며 "저도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국회에서도 심부름시키고, 그 넓은 네트워크를 관리하려면 그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할 사람이 있지 않느냐"며 "손발을 뽑지 말라고 하면 원희룡을 왜 뽑았느냐"는 항변을 하기도 했다. 

구 의장은 "그건 목멘 소리고 현실은 아니지 않느냐"며 "이것을 거둬들이는 것도 시간이 걸린다. 지금이라도 바르게 알릴 필요가 있다. 도의원들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석한 이선화 의원도 "왜곡된 정보가 힘을 얻기전에 소통이 돼야 한다"고 구 의장을 거들었다.

원 지사는 "혈혈단신으로 들어온 도지사가 실국장만 상대해야 하나. 전혀 아니다. 제 장점을 살리려면 보좌기능이 있어야 한다"며 "중앙 정치에서도 지금도 제주를 위해 부리고 싶은 사람 수십명 있는데 직제 늘릴 수는 없으니 아쉬운 대로 최소한의 사람을 뽑은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구 의장은 "아무튼 원 지사의 출발이 산뜻하지 못하게 돼버렸다"며 "이건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을 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표명했다.

원 지사는 "언론에서 취재를 해서 써야지, 물어보지도 않고 쓰지 않나? 저한테 직접 와서 물어보라"고 언론을 향해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공보관도 정무부지사도 현재 공석이다. 체제상 소관이 명확치 않아서 생긴 문제"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구 의장은 "한 두 해 겪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알릴 필요가 있다"며 "오해가 있는 상태에서 도정이 출발하면 안된다. 오해를 사전에 풀고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구 의장은 원 지사를 향해 "너무 이미지 관리만 하는 것은 아닌가"라며 "다투기도 해야 사람 사는 사회"라고 알듯 모를듯한 훈수를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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