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 청년 창조 일꾼] (8) "교수님께 '귀엽다' 했었죠" 정소경 KT&G 직원

대학과 산업체가 손을 맞잡는 ‘산학협력’이 창조경제의 중요한 열쇳말로 뜨고 있다. MICE를 중심으로 한 관광관련 산업이 제주지역의 선도 산업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제주관광대 LINC-ABC사업단은 신 관광인력양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대학과 산업체와 학생이 삼위일체인 ‘현장밀착형’ 교육 과정으로 차세대 제주 관광 리더로 거듭날 창조 일꾼을 배출하고 있다. [편집자 주]

제주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연 20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동시에 제주 행정도 중국인 관광객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 도내 유명 관광지마다 중국어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어 회화 가능자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제주관광대학교 관광중국어계열 11학번 정소경(22)씨는 중요한(?) 중국어 회화 가능자 중 한명이다.

담배인삼공사(KT&G) 소속으로 신라면세점 담배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소경씨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중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중국인과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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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소경(22)씨는 제주관광대학교 관광중국어계열을 졸업해 지금은 담배인삼공사(KT&G)에서 일하고 있다.
“교수님과 너무 친하다 보니 수업이 끝나도 대화를 나누느라 집에 늦게 가기도 했어요”

관광대에 입학한 소경씨가 처음 배운 중국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keai'. 어린이에게만 쓰이는 ‘귀엽다’ 또는 ‘사랑스럽다’란 뜻의 중국어다.

소경씨가 학과 교수님에게 keai라며 자주 장난쳤던 단어이기도 하다. 아주 어린 아이에게만 쓰이기 때문에 중국어를 아는 사람인데 자신보다 어린 사람에게 keai란 말을 들었다면 화를 낼 수 있다.

교수와 학생들간의 끈끈한 믿음이 있었고, 워낙 가족 같은 분위기였기 때문에 소경씨에게 사랑스럽단(?) 소리를 들었던 후림 교수(중국 출신 제주관광대 관광중국어계열 교수)는 웃으며 ‘나에게는 써도 되지만,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화낼 수 있다’고 장난을 받아주기도 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크루즈가 들어오면 정신없이 바빠요. 그렇게 일하다 보니 2년 3개월만에 점장이 됐네요”

대학 첫 학기에 소경씨는 중국어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성조를 배웠고, 두 번째 학기에는 학교 해외연수 프로그램으로 중국 남경에 있는 직업대학에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대학 교내·외 프로그램에 열심히 한 소경씨는 자기도 모르게 중국어 실력이 ‘쑥쑥’ 늘었다고 한다. 

그렇게 중국어를 배운지 1년 6개월. 소경씨는 졸업도 하기 전인 지난 2012년 7월 KT&G에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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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경씨.
소경씨는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여름 휴가철에는 잠시 앉아있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바쁘다고 한다. 몇몇 중국인 관광객 때문에 답답한 일도 많다고.

외국인 관광객이 신라면세점에서 담배를 구매하면 교환권을 주고, 제주를 떠나는 공항에서 담배를 받아가는 형식이기 때문에 그날 담배를 구매했다고 매장 밖으로 가져갈 수 없다.

하지만 몇몇 중국인 손님들이 ‘내가 산 담배인데 왜 못 가져가게 하느냐’며 따지기도 한다. 그럴 때 마다 난감한 소경씨다.

난감한 상황이 있을 때마다 소경씨는 맘을 다잡는다. 그렇게 다잡아 스스로 되새기는 말이 곧 소경씨의 목표다.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더 책임감이 커졌죠. 앞으로 중국어 실력을 더 키워야 겠다는 생각뿐이에요. 저의 진심이 그대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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