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의 농업,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제주밭담을 보전하기 위해 ‘밭담전용 보전지역’을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우남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이 주최하고 제주발전연구원,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한국농어촌유산학회가 주관하는 <농어업유산자원 활용방안 포럼-농어업유산의 가치를 두배로! 제주의 가치를 두배로!>가 9일 오후 3시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강승진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주밭담 세계중요농업유산의 가치와 보전·관리·활용 방안>이란 주제를 통해 제주밭담 경관보전지역 지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강 연구위원은 제주밭담이 지난해 4월 1일 FAO(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의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사실을 강조하며, 제주만의 독특한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강 연구위원은 “제주밭담은 1000년이 훨씬 웃도는 역사성과 그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문화유산”이라며 “고도와 지역에 따른 토양 특성별 문화적 다양성과 주민들의 삶의 패턴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특히 밭을 개간하면서 캐낸 돌을 적극 활용해 바람과 토양을 동시에 관리하는 구조물을 만들었다는 점에 있어서 “불리한 농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독특한 농업시스템”이라고 밝혔다.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요소지만 자연과 어우러지며 공존하는 범인류적인 성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중요한 농업유산에 제주밭담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는 점이다.

강 연구위원은 농업이 기계화되고 도시·도로가 확산되면서 오랜 세월동안 원형을 간직한 제주밭담이 점차 훼손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에 제주도에서 ‘제주밭담 경관보전지역’을 지정하며 적극적인 보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연구위원은 제주밭담 경관보전지역을 핵심지역, 완충지역, 특별관리지역으로 나누는 안을 제시했다.

핵심지역은 세계자연유산 지구를 포함한 사방 5km 범위를 포함한다. 거문오름용암동굴계(약 158.8km) 면적 내 5개 마을을 경계로 제한하면서 보전효과를 높이고 세계자연유산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중산간(약 561km) 지역은 완충지역으로 지정해 제주밭담의 원형을 최대한 지켜내며, 해안이나 중산간지대 가운데 밭담 경관이 특별히 우수한 군락지는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한다.

이런 보전지역 지정은 각 지역주민들이 공모하는 방식과 연계해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지켜내도록 유도한다. 

강 연구위원은 “단계적인 제주밭담 보전 종합계획을 정책적으로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제주밭담에 있는 돌은 인위적으로 깎거나 자르지 않고 맞춰진 돌이라 1000년 이상 유지될 수 있다. 제주인의 삶과 정신이 담겨있는 제주밭담은 최근 나오는 협치 정신과 정확히 부합한다”며 보전대책의 조속한 수립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