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발전연구원 문순덕 연구원 “주민 주도로 마을이 가진 문화자원 발굴해야”

제주도가 올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마을만들기’를 두고 기존 경제적 관점과 행정 주도의 방식 대신 자발적인 ‘문화’ 중심의 마을만들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마을의 문화자원을 체계적으로 조사하는 ‘문화자원 조사위원회’가 최우선 실천과제로 꼽혔다.

제주발전연구원(원장 강기춘) 문순덕 책임연구원은 최근 정책이슈프리프 ‘제주지역 마을만들기 사업의 문화적 접근과 실천 과제’를 통해 기존 마을만들기 사업의 문제점을 분석한 뒤 ‘문화가 살아 숨쉬는’ 마을만들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연구원은 기존 마을만들기 사업이 주로 도로, 상하수도, 가옥 등 인프라 시설에 치중했고, 관광객 유치 위주의 경제적 사업으로 운영돼, 유형·무형 문화자원에 대한 인식부족, 행정 중심 체제, 주민들의 주도적 참여 의식 부족 등의 문제를 드러냈다고 말한다. 해당 지역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온전한 의미의 마을만들기가 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문 연구원은 ‘문화’에서 실마리를 찾는다. ‘문화가 살아 숨쉬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문화적 접근을 통해 마을이 가진 독특하고 다양한 무형·유형의 문화자원들을 활용하면 마을 주민들의 소득증대 뿐 아니라 마을공동체 회복과 사회통합을 달성하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는 것.

문 연구원은 ‘(가칭)마을 문화자원 조사위원회’를 조직해 마을의 문화자원을 체계적·단계적으로 발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첫 단추라고 강조한다. 기존에는 마을 자체적으로 문화콘텐츠 발굴에 소홀해 문화자원의 실용화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조사위는 마을 주민들이 마을의 문화자원을 의미있게 적극적으로 조사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단연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문 연구원이 조사위와 함께 마을주민들의 역량 강화를 강조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학습화 프로그램을 개설해 마을만들기의 이해를 도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지자체의 역할도 주문했다. 컨설팅과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도록 외부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 다만 초기 이후 사업 진행 단계에도 외부의 지원이 지속된다면 마을 주민들의 지도력과 역량 개발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람’에 대한 신중하고 치밀한 접근도 강조했다.

마을만들기 시 내부에서 기획자가 혼자 매뉴얼을 만드는 게 아니라, 마을 만들기 전 과정에 대다수 마을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동체가 조직될 수 있도록 마을 내부자 중심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 다시 한 번 ‘교육’과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제언이다.

문 연구원은 이밖에도 △마을만들기 사업 주체간, 행정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 △마을 문화자원 조사와 DB 구축을 통한 콘텐츠 개발 기반 구축 △마을만들기 지원센터를 통한 사업평가 체계 구축을 실천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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