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세분석] 제주·북제주 갑- 김효상 후보 선전여부 '변수'

4.15총선이 6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주시·북제주군 갑 선거구의 판세는 어느 누구도 쉽사리 장담 못하는 예측불허의 초접전 판세가 이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강창일 후보의 독주로 시작됐던 제주·북제주 갑 선거구는 탄핵역풍이 점차 수그러드는 반면 예상치 못했던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실언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박근혜 효과'로 현경대 후보의 지지도가 급반전 되면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또 민주노동당의 김효상 후보가 예상외로 선전을 하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현경대와 강창일 후보의 당락을 결정하는 변수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 현경대 후보, "'노풍·박풍'으로 상승세 탄력, 근소한 차로 앞서"

6선 고지에 도전하고 있는 한나라당 현경대 후보는 그야말로 냉탕과 온탕, 지옥과 천국을 오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인지도와 지지도, 당선가능성에서 타 후보를 압도하면서 6선 가도가 무난한 것으로 예상했으나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에 따른 범국민적 저항에 직면하면서 지지도가 급추락해 한때 열린우리당의 강창일 후보와 더블스코어 차이로 밀리기도 했으나 후보등록을 앞둔 시점에서는 10%포인트 차이로 따라 붙었다.

투표를 6일 앞둔 시점에서 현경대 후보 진영은 자체 여론조사결과, 현 후보가 강창일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총론적으로는 초접전 판세로 분석하고 있다.

현 후보 진영은 이 같은 자체분석의 근거로 ▲탄핵역풍이 진정되고 있으며 ▲정동영 후보의 노인폄하 발언 ▲ 박근혜 대표의 '박풍' 효과 ▲그리고 선거 포반 현 후보의 지지도 급락에 위기를 느낀 현 후보 지지자들과 전통적 보수세력의 자발적인 결집을 들고 있다.

현 후보측은 강창일 후보와의 대결을 '탄핵론' 대 '인물론'의 대결로 보고 있다.

현 후보가 각종 TV토론회에서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말을 가급적 아끼면서도 "총선은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로 제주도민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참 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 후보는 TV토론회를 거치면서 자신의 정책이 유권자들에게 먹혀 들어가고 있으며,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유권자들은 현실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현 후보측은 "개혁정치를 주장하는 강창일 후보가 TV토론회에서 도민을 위해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시종일관 현 후보를 비방하고 헐뜯는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이는 이미 정책선거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하고 있다.

TV 토론회에서 자민련의 김창업 후보와 민주노동당의 김효상 후보가 간간히 강창일 후보를 곤경에 빠트리는 공격도 결코 싫지 않은 표정이다.

현 후보측은 김효상 후보의 득표에 주목하고 있다. 김효상 후보가 TV토론회에서 예상외로 선전을 하면서 기대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 후보측은 김 후보가 10%에서 많으면 15%까지 득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김효상 후보가 10% 이상의 득표력을 보일 경우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현경대 강창일 후보간의 싸움에서 김 후보는 중대한 변수로 떠오르게 된다.

양창윤 보좌관은 "이번 선거는 정말로 어려운 선거"라고 실토한 후 "그러나 강창일 후보는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꼭대기에서 선거를 시작해 이제는 내리막길로 내려오는 반면, 현경대 후보는 바닥에서 정상고지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면서 "접전이 예상되기는 하나 결국은 상승탄력을 받은 현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창일 후보, "대세 거스르기 힘들어…무난한 승리 예상"

현경대 후보가 현역 의원직을 수성하는 선거라면 열린우리당의 강창일 후보는 탄핵역풍으로 급상승한 자신의 지지도를 '수성'하는 선거라고 할 수 있다.

강창일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지난1월 하순까지만 하더라도 그의 지지도는 미미했다. 그러나 탄핵직전 민주당의 정대권 후보를 제치고 2위로 부상하더니 탄핵가결 후 그의 지지도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한때 50%에 가까운 지지도를 얻기도 했다.

강창일 후보 진영은 8일 현재 3월말 후보등록 직전의 지지도보에 비해 다소 조정을 받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현 후보에 비해서는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 후보 진영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탄핵 분노가 가라 앉고 있으나 여전히 거대한 폭풍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정동영 의장의 실언에 따른 역풍이 예상보다는 미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박근혜 효과가 현경대 후보의 보수세력 결집을 가져오고 있기는 하나, 민주당 정대권 후보의 정계은퇴 이후 한동안 관망 상태였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표가 강창일 후보로 급속도로 모아지고 있어 총론적으로는 득실이 상쇄된 채 강 후보의 우위가 여전하다고 밝히고 있다.

강 후보 진영은 이번 총선구도가 '탄핵심판론' 대 '인물론'이 아니라 '낡은 정치인' 대 '새로운 정치인'의 대결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강 후보 측은 탄핵심판론은 여전히 유효하나 이 역시 한나라당과 현경대 후보의 낡은 정치에서 비롯된 청산돼야 할 과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창일 후보측은 현 의원이 주장하는 인물론이 군사독재정권에서나 먹혀 들었던 주장이지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체제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강 후보측은 "현 후보가 인물이라면 왜 한국을 대표하는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총선시민연대와 기독총선연대가 현 후보를 낙선대상자로 선정하고, 거꾸로 강창일 후보에 대해서는 지지후보로 선정했겠느냐"고 말해 남은 선거기간 동안 이를 집중 부각할 것임을 예고 했다.

강 후보측은 또 오는 12일로 예정된 정동영 의장의 제주방문을 판세 굳히기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강 후보측은 민주노동당 김효상 후보의 선전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는 대세에 영향을 미칠정도는 아니"라고 일축하면서도 강 후보를 집중 공격하는 데 대해서는 내심 신경을 곤두세우는 눈치가 역력하다.

일부에서는 김 후보를 적절히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자칫 그럴 경우 오히려 김 후보를 더욱 부각시키는 결과가 된다면 '무관심'으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오영훈 대변인은 "현경대 후보의 조직이 탄탄하다는 점은 인정하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시대의 흐름을 뒤엎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막판 돈 선거만 막는다면 지난20년간 제주정치를 좌지우지 했던 낡은 정치인의 종식을 조만간 우리 유권자들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상 후보, 현·강 캐스팅 보트 "15% 득표 무난할 것"

민주노동당의 김효상 후보는 다소간의 차이를 보이긴 하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서 공히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당초 낮은 인지도와 1%대에 머문 지지도로 인해 "출마하는 데 의미지 있지 않느냐"는 평가도 받았으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TV토론회를 거듭할수록 민주노동당과 김효상 후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게 제주정가는 물론 취재현장을 뛰는 정치부기자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민주노동당 김효상 후보에 대해 한나라당의 현경대 후보 진영은 최대 15%까지는 득표할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 열린우리당 강창일 후보진영은 10%대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는 김 후보의 득표가 자신들의 득표에 곧장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감안한 평가로 추정된다. 현경대 후보측에서는 김 후보가 약진할수록 자신들에게 유리한 반면, 강창일 후보는 현 후보와는 정반대 입장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효상 후보진영은 15%의 득표는 무난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후보진영은 후보등록직전 4%에서 출발했으나 ▲TV토론회에서 안정되고 구체적인 대안 제시 ▲열린우리당과의 차별화 ▲서민을 위한 정책 공약 등으로 지지도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측은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양 강 구도 속에서 김 후보가 끼어 들 공간이 비좁은 것은 사실이나 열린우리당의 강창일 후보가 여권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약해 이에 실망한 진보적 성향의 유권자들이 새로운 대안으로 김 후보를 찾는 현상이 늘고 있다"면서 15% 득표는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후보 진영은 4.15총선은 '보수' 대 '진보'의 대결로 규정하고 있다. 한나라당 현경대 후보는 애당초 수구정치인으로 국회의원 자격 자체가 없으며, 열린우리당의 강창일 후보도 보수정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 후보 측은 특히 최근 토론회에서부터 현경대 후보 비서관을 지냈던 강창일 후보의 전력과 함께 이라크 파병에 찬성입장을 표명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힌 강 후보의 발언을 집요하게 부각시키며 자신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김 후보 측은 특히 현경대 후보와 강창일 후보의 논쟁에 상대적으로 김 후보의 안정감이 돋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후보측은 오는 12일로 예정된 중앙당 노회찬 선대본부장의 제주방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노회찬 본부장은 정동영 의장이나 박근혜 대표에 비해 중량감이나 대중적 인기도는 다소 떨어지나 TV토론회를 통해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 정치인으로 김 후보의 지지도 상승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오한정 사무국장은 "선거초반 2강 1중에서 시작했으면 해 볼만한 선거판이었으나 워낙 낮은 지지도와 인지도 속에서 출발해 사실 당선은 힘든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15% 득표를 넘어 현경대 강창일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민주노동당의 정당득표율을 끌어 올려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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