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1년새 22.7%↑...한은 "집값 꺾이면 가계 전반 위험" 경고

들끓고 있는 제주의 부동산 시장을 따라 가계대출도 급증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보고서 ‘최근 제주지역 가계대출 급증 배경 및 특징’에 따르면 2015년 4월말 기준 제주지역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6조6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7% 증가했다.

이는 2008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월별 증가율이다. 전국 평균(10%), 도지역 평균(12.1%)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은 작년 하반기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1인당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2013년말 5576만원에서 작년 말 6071만원, 올 3월 6518만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가계대출 급증 배경은 단연 부동산 시장 활황. 제주지역 인구 순유입 지속에 따라 외지인의 도내 주택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실제로 제주지역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부터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등 주택가격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작년 8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합리화 조치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과 관련된 신규 수요가 은행권에 집중된 것도 한 원인이다. 올해 들어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비은행금융기관의 잔액을 상회했다. 또 최근 저금리로 이자부담이 줄어든 것도 대출 확대에 한몫했다.

특히 ‘투자 목적’의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게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제주지역 부동산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 작년 9월 이후에는 주택매매가격상승률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상회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투자 목적의 주택매매비중이 확대됐다. 투자 목적의 주택매매 비중은 작년 하반기 20.7%에서 27.3%로 급증했다.

한국은행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이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가계대출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국은행 연구진은 이 보고서에서 “제주지역 가계부채가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임에 따라 향후 주택거래량과 주택가격변동 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향후 금리 인상과 부동산 가격 등의 안정 등에 대비해 차입을 통해 부동산 매입 일변도의 투자행태에서 벗어나 금융자산 등으로의 분산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고정금리부와 분할상환 대출을 유도하고 신용상태와 연체율 관리에 유의하는 등 급증하고 있는 가계대출 관련 제반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워낙 짧은 시간 동안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에 염려되는 부분이 있어 이번 자료를 발표하게 됐다”며 “집값 상승이 주춤해질 경우 가계 전반에 위협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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