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우리 품종 촉진 토론회...농민들 “젊은 감귤 육종가 인력양성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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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우남 위원장과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동주최한 ‘감귤 우리 품종 개발 및 보급 촉진 방안’ 토론회. ⓒ 제주의소리

제주 감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품종 공급’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당국과 농민들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당국은 ‘무병(virus free)묘’ 공급 확대를 해법으로 보는 반면 농민들은 ‘감귤 육종 전문 인력 양성’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우남 위원장과 농림축산식품부는 21일 제주대 국제교류회관에서 ‘감귤 우리 품종 개발 및 보급 촉진 방안’ 토론회를 열고 감귤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날 관심을 모은 것은 단연 신품종. 단순히 외국에서 종자를 수입하는 게 아니라 제주의 기후와 토양조건에 알맞은 신품종을 육성해야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첫번째로 던져진 화두는 바이러스에 강한 감귤 묘목인 무병묘. 열처리와 이중 접목을 통해 병원균이 전혀 없는 무병묘가 개발됐는데 이를 체계적으로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최영훈 감귤연구소 소장은 “만감류의 온주위축병 감염률이 25.4%에 이르는데 바이러스에 걸린 나무는 생산량이 30%가량 감소하게 된다”며 “무병묘 체계적 공급을 위해 감귤 묘목 등록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토론에서 이재욱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무병묘 공급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정책관은 “국내 육성 품종이 개발되고 있으나 그 보급이 미미하고 특히 무병묘 공급 체계가 초기단계”라며 “무병묘 사용의 필요성에 대한 농가의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귤무병묘 생산기술 개발과 무병묘 원원종 확보가 시급하다”며 “감귤 무병묘 생산·보급 체계를 강화하고 무병묘 인증시스템과 안전관리 방안을 구축하는 동시에 무병묘 생산을 위한 모수원과 묘포장을 확대 설치할 것”이라고 농식품부의 구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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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우남 위원장과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동주최한 ‘감귤 우리 품종 개발 및 보급 촉진 방안’ 토론회.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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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우남 위원장과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동주최한 ‘감귤 우리 품종 개발 및 보급 촉진 방안’ 토론회. 김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제주의소리

반면 농민들은 당장 관련 연구의 밑바탕이 될 전문 연구인력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농민 이재광씨는 “품질에 중요성에 대해서는 한마디씩 하면서도 육종에 종사하는 연구자와 기술은 다른 육종선진국에 비해 형편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제주대에 감귤학과가 없다. 3만5000개 감귤농가가 있는 지역의 대학에서 감귤 관련 인재를 육성할 방법이 없다”며 “제주도의 FTA기금을 감귤농사 하우스 지원에만 쓸 게 아니라 젊은 감귤 육종가 인력양성에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랜기간 연구가 진행돼야 하는데 윗선에서는 3~5년 내로 가시적 효과를 나타내라고 하다보니 (연구원들이)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게다가 각 연구소의 육종 담당자들을 보면 몇 년만 단기간 연구하고 인사이동으로 다른 부서에서 옮겨버리게 된다”고 현행 감귤 관련 전문기관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했다.

농민 김종우 씨는 “감귤연구소를 비롯한 농업기술원, 대학 등에 관련 연구인력을 다 합쳐도 10명도 안된다”며 “이 상황에서 어마어마한 연구인력을 보유한 일본을 능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육종이라는 것이 1~2년이 아니라 10년 이상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연구인력과 예산지원에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호 제주감귤농업협동조합장도 “제주감귤 육종 연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인력 확충, 연구비도 중요하지만 먼저 우수한 연구원을 양성하는 게 매우 시급하다”며 “우수한 연구원을 엄선해 국비로 일본감귤시험장에 연수를 시키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우남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제 감귤은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생산농가들의 새로운 발상과 체계적인 노력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며 “이제 우리 토양과 문화에 맞는 제주형 품목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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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우남 위원장과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동주최한 ‘감귤 우리 품종 개발 및 보급 촉진 방안’ 토론회.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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