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를 초월해 '모바일'과의 접목이 트렌드로 자리잡은 시대. 관광도 예외일 수 없다. 제주의 토종 ICT기업 제주넷은 증강현실과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앱 '이야기속 제주'를 통해 제주의 신화와 전설을 색다르게 선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에서는 '이야기속 제주'의 콘텐츠를 매주 한 번씩 펼쳐놓는다. 제주의 신화와 전설을 알기쉽게 마주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주]

[이야기속 제주] (9) 천지연폭포

옛날 조선시대 중엽 쯤 일이다. 이 마을에 얼굴이 어여쁘고 마음이 고우며 행실이 얌전하다고 소문이 난 한 여자가 살고 있었다. 그려의 이름은 순천이었는데 동네 총각들 중에 그녀를 마음에 두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총각 명문이도 그 중 한사람이었다.

그러나 순천이는 열아홉살이 되자 부모님이 정해준 대로 이웃마을 법환리 강씨댁으로 시집을 가버리고 말았다. 마을 총각들은 서운해했고 특히 명문이는 그 후로부터 술, 노름, 싸움에 빠지는 형편없는 생활을 하였다. 한편 시집을 간 순천은 요조숙녀로서 생활하고 있었다.

어느 가을 순천은 술과 떡을 마련하고 친정나들이를 떠났다. 그 모습을 본 명문은 서귀포에서 법환으로 이르는 천지연 입구에서 그녀가 돌아가는 것을 기다렸다. 날이 어두워질때쯤 순천이가 친정집을 나서 천지연 폭포 바로 위에 이르렀을때 순천의 손을 잡고 포기 할 수 없으니 같이 살자고 하였다. 순천은 자신을 잊고 잘 살아가라고 달래보지만 명문이는 점점 더 이성을 잃어갔다.

순천은 사태의 급박함을 느껴 소리친다고 위협했지만 명문은 누구라도 이 일을 방해한다면 같이 폭포로 뛰어내려 죽겠다고 했다. 순천은 하늘을 향해 이 상황에서 구해달라고 빌기 시작했다. 그때 우르릉 소리와 함께 바로 아래 천지연 물에서 용이 솟구쳐 올라오더니 순식간에 명문이를 나꿔채고는 하늘로 솟아 올랐다. 순천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정신을 잃었다.

순천이 다시 깨어나 정신을 가다듬고 주변을 둘러보니 자신의 발 밑에 여의주가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그 여의주를 가지고 밤길을 밝히며 걸어서 시집으로 돌아왔다. 순천이 여의주를 몰래 간직하고부터 그녀의 모든 일들은 일사천리로 잘 되었다. 모든일이 형통하자 그 집안과 일가에서는 이 모든 일이 며느리덕이라고 칭송이 자자했다. / (주)제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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