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를 초월해 '모바일'과의 접목이 트렌드로 자리잡은 시대. 관광도 예외일 수 없다. 제주의 토종 ICT기업 제주넷은 증강현실과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앱 '이야기속 제주'를 통해 제주의 신화와 전설을 색다르게 선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에서는 '이야기속 제주'의 콘텐츠를 매주 한 번씩 펼쳐놓는다. 제주의 신화와 전설을 알기쉽게 마주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주]

[이야기속 제주] (10) 쇠 죽은 못

애월읍 하가리(下加里) 동쪽 1킬로쯤 되는 곳에 ‘쇠 죽은 못’이라는 큰 못이 있다. 이 같은 명칭이 붙게 된 데는 다음과 같은 유래가 있다.

옛날 하가리에 한 과부가 살았는데 혼자 밭일을 도맡아 하느라 늘 일손이 모자랐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머슴을 시켜 쇠 죽은 못 가까이 있는 밭을 갈게 시켰다. 머슴은 자꾸 “밥이 일허주, 밥이 일허여”라고 말했다. 그러자 과부는 ‘밥이 일한다’는 속담을 되뇌며 점심을 두둑하게 싸서 머슴을 보냈다. 밥을 잘 먹어야 일을 잘한다는 뜻으로 이해를 했기 때문이다.

한낮쯤 돼 과부가 밭으로 나가 보니 머슴이 일은 하지 않고 언덕에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 소에 쟁기를 메우고 점심 도시락만이 쟁기에 매달려 있었다. 과부가 머슴에게 호통을 치자, 머슴이 밥이 일한다고 하지 않았냐, 밥더러 밭을 갈라고 맡겨 뒀다고 답했다. 화가 치밀어 자신이 밭을 직접 갈기 시작했는데, 평소 일 욕심이 많던 과부는 머슴이 하루 종일 갈아도 다 못 갈 여덟 마지기 밭을 단숨에 갈았다.

과부가 갈증이 난 소를 몰고 못으로 갔다. 하지만, 갈증이 너무 심했던 소는 숨까지 죽이고 급하게 물을 마셨고, 안타깝게도 너무 급하게 많이 마셔서 그만 그 자리에 쓰러져 죽어 버렸고, 이를 지켜보던 과부도 그 분을 참지 못해 같이 죽었다고 한다.

그 후부터 이 못을 ‘쇠 죽은 못’이라고 한다. / (주)제주넷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