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지 의장, “2016년도 예산안, 증가하지 말아야 할 예산 대폭 늘어” 고강도 심사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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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지 의장.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가 2016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둬 대규모 계수조정을 예고했다.

구성지 의장은 16일 오후 제335회 정례회 개회사를 통해 새해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손질이 불가피한 상황임이 분명하다”며 강도 높은 심사를 예고했다.

벌써부터 지난해 말 불거졌던 ‘예산전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어느새 11월 중순이다. 겨울을 시작하는 계절은 나무들에게 우수수 털어내라고 한다”고 운을 뗀 구 의장은 “제주의정의 길도 그래야할 것 같다. 새해 예산안 심의를 앞둔 저와 동료 의원들의 마음은 이미 다 비웠기 때문”이라는 소회를 피력했다.

이어 “더 이상 비울 것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편안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 사심 없이 예산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예산의 길도 보일 것”이라며 “또 다시 예산전쟁이 일어나지 않을지 걱정하는 도민들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정례회를 시작하면 늘 긴장 속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의원들의 처지다. 바로 새해 예산 때문”이라며 “국회의원이든 지방의회 의원이든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에게 있어서 지역예산 확보는 곧 능력으로 직결된다. 예산전쟁이 벌어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정례회 때마다 예산전쟁이 벌어지는 것이 정치인의 숙명과도 같다는 자조인 셈이다.

구 의장은 제주도가 편성한 새해예산안의 구성비를 토대로 “의회가 어디까지 책임감을 느끼고 심의에 임할 수 있는 지 솔직히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예산의 구성비를 보면 일반공공행정 분야가 13.08%로 전년도 12.20%보다 0.88%가 증가한 반면, 사회복지 분야는 18.88%에서 0.18% 증가한 19.06%에 그쳤다. 농림해양수산 분야도 전년도 11.84%보다 0.57%가 줄어든 11.27%로 편성됐다.

특히 사회복지 분야는 전국 평균이 29.65%이고,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북의 39.3%에 비교하면 무려 20%나 적은 규모로 편성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구 의장은 “증가하지 말아야할 부분이 대폭 늘어난 반면 반드시 증가돼야 할 복지분야는 증가폭이 미미할 뿐만 아니라, 특히 노인·청소년 예산은 올해 5.71%에서 0.26%가 감소한 5.45%로 편성돼 노인 인구와 내일의 주역인 청소년들을 소외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1차 산업 예산에 대해서도 “한미FTA 발효와 한중FTA 비준에 따라 1차 산업 경쟁력 강화에 예산을 증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농업과 수산업분야 예산이 오히려 감소한 것은 농수축산인들의 한탄하는 심중을 헤아리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구 의장은 “도민의 뜻을 대변해야 할 우리 의회의 입장에서 보면 손질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집행기관과 의회가 협력과 상생의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라고 주문했다.

특히 구 의장은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세 가지 의문’의 내용을 언급한 뒤 “지금 이 시간, 바로 우리,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배려와 겸손의 마음으로 이번 정례회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와 같은 예산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제주도와 도의회가 서로 배려하고 겸손의 미덕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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