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철훈 반발·'여론조사경선'에 무소속 잔류 표명
중앙당 "물 건너간 것 아니.2~3일 지켜볼 것" 미련

김태환 지사가 2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저가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얼마나 설움을 많이 받았느냐. 저로 인해 그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될 것"이라는 말로 열린우리당 입당 가능성에 일단 거리를 뒀다.

이날 김 지사 발언을 액면 그대로 해석한다면 열린우리당 입당을 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나서겠다는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 한 셈이다. 그렇다면 김태환 지사의 열린우리당 입당설은 그야말로 한 편의 '소설'로 끝나게 되는지, 아니면 아직도 물밑에서 잠복해 있는 '진행형'인지 주목된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두 가지를 밝혔다. 하나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헌법소원 선고결과 도의 방침과 다르게 결정날 경우, 즉 헌법소원이 인용될 경우 5.31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평소 같으면 크게 다뤄질 김 지사의 이날 발언은 열린우리당 입당 여부와 관련한 뉴스에 묻히고 말았다.

김태환, 한나라당 탈당 설움, 어떻게 진철훈에게 줄 수 있느냐

김 지사는 공식기자회견을 끝낸 직후 간담회 자리에서 열린우리당 입당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풀어냈다.

첫번째는 지난 주말 제주를 방문한 문희상 전 당의장을 만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문 전 의장은 지난 21일 오후 내려와 제주에 2박3일 머문 후 23일 오후 서울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문 전 의장이 정동영 의장의 '특사'자격으로 김 지사의 우리당 입당을 담판짓기 위해 내려온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으나 김 지사는 이를 부인했다.

김 지사는 그리고는 "내가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얼마나 많은 설움을 받았느냐. 저로 인해 (열린우리당에서) 그런 일이 생겨서야 되겠느냐. 그렇게 돼서는 안된다"는 완곡한 표현을 던졌다. 이를 뒤집으면 자신이 현명관 후보의 전략공천에 반대해 한나라당을 탈당한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에 입당한다면 진철훈 예비후보는 어떻게 되겠느냐는 셈이다.

김태환 우리당 입당 가능성 현 상황에서는 ‘일단락’ 된 듯

김 지사는 진 후보의 입장을 고려한 듯하면서 결과적으로 무소속 잔류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주말을 계기로 지방정가에 거세게 일어던 김 지사 열린우리당 입당설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일단락된 것처럼 보인다.

지난 주 내내 열린우리당 '입당'을 놓고 장고에 장고를 거듭했던 김 지사가 결국 무소속 잔류의 뜻을 표명한 것은 진철훈 후보측이 강력 반발하는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봐야 '득'이 될 게 없다는 나름대로의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태환 캠프는 지난 한 주 동안 '진철훈-현명관-김태환' 3차 구도와 '김태환-현명관' 2자 구도 중 어느 게 유리한지를 놓고 다각도로 고민해 왔으며, 캠프내 일부 인사들은 '입당'에 힘을 실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원점으로 회귀한 배경에는 진 후보측의 강한 반발과 입당한다 하더라도 공천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없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진철훈 강한 반발에 당 후보 된다 해도 협조 구하기 힘들어

김 지사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가 열린우리당으로 갈 수 있는 전제조건은 '영입=전략공천'과 '진철훈 후보에 대한 배려(?)'였다. 그러나 진철훈 후보가 공개적으로 김 지사에 대한 우리당 입당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경선'을 내걸었고, 당 일부에서도 김 지사는 물론 중앙당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발하면서 김 지사의 발목을 붙잡았다.

여기에다 중앙당에서 '전략공천'이 아닌 '여론조사 경선' 카드를 내 놓은 것도 김 지사가 무소속 잔류 결심을 굳히게 한 배경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이광재 중앙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진철훈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김태환 지사가 입당한다고 하더라도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설령 어려운 과정을 거쳐 우리당 후보가 된다고 하더라도 진 후보측의 협조가 어려울 것이라는 내부적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김태환 지사와 열린우리당의 짝짓기는 물 건너간 상태인가.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무소속 잔류를 강하게 풍기는 김태환 지사의 기자간담회 내용이 알려진 이날 오후 중앙당 분위기는 여전히 김 지사 영입에 무게를 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앙당 관계자는 "아직 김 지사 영입이 완전히 물 건너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앞으로 2~3일 동안 더 접촉(김태환)과 설득(진철훈)을 한 후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28일 중앙당 공천심사위가 예정돼 있다. 김 지사의 이날 발언으로 열린우리당 입당 가능성은 낮아졌으나 최종적인 결정은 2~3일 더 기다려 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