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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4일 오후 2시 KBS제주방송총국 스튜디오에서 제주시 갑 선거구 후보 초청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선거방송토론회 제주시 갑…강창일·장성철 “공무원 선거개입 파렴치한 것”

4.13총선 제주시 갑 선거구에 출마한 야당 후보들이 여당 후보를 겨냥해 “정치공무원 퇴출”이라는 한 목소리 ‘쌍포’로 여당 후보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두 야당 후보의 ‘모둠치기’ 공세에 새누리당 양치석 후보는 “난 정치초년생이다. 구태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방어막을 쳤지만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제주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4일 오후 2시 KBS제주방송총국 스튜디오에서 제주시 갑 선거구 후보 초청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새누리당 양치석 후보,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후보, 국민의당 장성철 후보가 참석해 제주 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며 90분간 불꽃 튀는 설전을 펼쳤다.

특히 주도권 토론에서는 양치석 후보의 과거 ‘선거법 위반’ 전력 문제에 대한 공세가 불을 뿜었다.

첫 신경전은 후보자 공약 토론에서부터 시작됐다. 국민의당 장성철 후보는 핵심공약으로 ‘정치 공무원 퇴출’을 제시하며 새누리당 양치석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이에 양 후보는 “정치공무원 퇴출 및 공직사회 선거중립 문화정착을 공약했는데, 장 후보는 민선 5기 도정 때 정책기획관이었다. 그런 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를 엄호한 건 더민주의 강창일 후보였다. 강 후보는 “정치공무원 퇴출, 참 좋은 공약이다. 열심히 일하는 행정공무원들의 명예를 위해서도 정치공무원은 공직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거들었다.

장성철 후보는 “저는 민선 5기 때 특채된 정치공무원 맞다”면서도 “정무직 공무원으로 갈등을 많이 겪었다. 그러나 누구처럼 공직자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파렴치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때 김태환 전 지사의 선거법 위반혐의에 연루돼 1~2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양 후보의 전력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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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새누리당 양치석,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국민의당 장성철 후보. ⓒ제주의소리
수세에 몰리던 양치석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먼저 그는 “저는 정치초년생이다. 구태정치를 답습하지 않고 깨끗한 정책선거로 승부를 걸겠다”며 정책 토론을 주도하려 했다.

양 후보는 강창일 후보를 향해 “국회의원 12년 하면서 많은 상을 탔다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얼굴 보기 힘들다. 일 한 게 별로 없다’는 원성이 많다”면서 “중앙에서 70%, 지역에서 30% 일하겠다고 한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강창일 후보는 “국회가 뭘 하는 곳인지 정확히 알고 질문을 해달라”면서 “제가 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장을 할 때 양 후보는 도청 국장이었다. 그 때 양 후보의 심부름을 많이 해줬다. 그런데도 얼굴 보기 어렵다, 한 일이 없다고 하면 안 된다”고 응수했다.

양 후보는 장성철 후보에게 “(국민의당)창당준비단 출범 기자회견에서 강창일 후보의 정계은퇴를 촉구한 바 있다. 지금도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고 묻고는 “변함이 없다. 제1.2당은 기득권 정당이다.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고 본다”는 답변을 유도한 뒤 “12년 국회의원 하면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래서 힘 있는 여당 국회의원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통문제 해결을 놓고도 날선 신경전이 이어졌다.

양치석 후보가 “19대 총선 때 강 후보는 연동·노형 주차타워 건설 및 지하도 개설을 공약했는데,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공격하자, 강창일 후보는 “당시 양 후보가 도청 교통과장을 했고, (공약 이행을 위해) 그렇게 부탁을 했는데도 추진하지 않았다”고 역공을 폈다.

양치석 후보는 장성철 후보에게 “공약이 추상적이다. 구체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가 부메랑을 맞기도 했다. 장 후보가 “새누리당 당내 경선 과정에서 김용철 예비후보가 양 후보의 공약에 대해 ‘동장 수준의 공약’이라고 했다. 기재부와 싸워서 예산을 따올 수준의 공약을 해야 국회의원 공약이지, 양 후보는 도의원 수준의 공약으로 표를 얻겠다는 수준밖에 안 된다”며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양치석 후보의 ‘재산 신고 누락’ 및 부동산 매입을 둘러싸고는 두 야당 후보의 공세가 더욱 매세워졌다.

강창일 후보는 “현장, 현장 하면서 땅 보러 다닌 것 아니냐는 말들이 많다”며 양 후보의 다수의 부동산 매입 건을 꼬집은 뒤 “오늘 선관위가 재산누락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 공표’라고 결정했다. 그런데도 실무자의 단순실수라고 남 탓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또 “인터넷신문을 보니까 구입한 토지가 전부 도시계획선에 인접해 있다고 한다. 공무원이 왜 그렇게 땅을 사러 다녔나. 부동산 투기꾼이냐”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에 양치석 후보는 “3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남 뒷조사만 했느냐”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고, 강 후보는 “선관위가 결정한 내용이고, 인터넷신문 기사를 보고 얘기를 하는 것이다. 공직자 출신이 그렇게 무책임하게 답변해선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90분 동안 치열하게 진행된 토론은 “서로 흠집만 잡다 보니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는 사회자의 클로징 멘트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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