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반대는 님비현상" 자문위원 발언에 항의...원 지사 "앞으로 적극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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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시 온평리 주민들이 20일 원희룡 지사를 방문, 모 교수의 '님비현상' 발언에 대해 항의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 공항인프라 확충 정책자문위원회에서 초청한 인사가 제2공항 반대 운동을  '님비 현상'으로 규정하자,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주민들이 20일 원희룡 지사를 항의방문했다.

이날 온평리 주민들과 지사 집무실에서 만난 원희룡 지사는 "님비현상이라는 발언은 정책자문위에서 한 학자의 발언으로 도정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했고, "앞으로 성산읍과 온평리 주민들과 더욱 적극적인 소통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온평리 주민들은 원희룡 지사에 대해 제2공항이 확정 발표된 다음날 온평리를 방문했을 때 '일주일에 2~3일 방문하겠다'던 약속은 없어지고 5개월만에 처음 원 지사의 얼굴을 본다고 비판했다.

온평리 현은찬 이장과 송대수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대위원 등 주민 10여명은 20일 오전 10시40분 원희룡 지사 집무실을 찾았다.

방문 이유는 지난 13일 제주도 공항인프라 확충 정책자문위원회에서 국민통합위 소속 모 교수가 '제2공항 갈등조정 방안 검토' 주제 발표를 통해 제2공항 갈등의 성격을 전형적인 '님비현상'으로 규정한 점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이들은 항의문에서 "제주 제2공항 예정지 발표로 인해 현지 주민들의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이 가해지고 있지만, 제주도정에서는 해당 자문위원회를 통해 님비 현상 분위기 조성을 해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항 자문위가 제주도와 지역주민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집착으로 지역주민간 갈등은 더욱 우려된다"며 "이런 시각을 가진 자문위의 자문을 받으려는 도정은 제2공항 추진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제주공항 인프라확충 정책자문위원회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하기도 했다.

원 지사와 온평리 주민의 대화는 30여분 동안 지속됐고, 한 때 고성이 나오는 등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온평리 주민들은 면담 후 기자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원희룡 지사가 '님비현상'이라는 표현은 도정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정책자문위에서 발표한 교수 개인의 입장"이라며 "앞으로 더욱 주민들과 소통해 나가겠다고 했다"고 대화내용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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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평리 주민들이 20일 원희룡 지사를 방문, 모 교수의 '님비현상' 발언에 대해 항의했다. ⓒ제주의소리

송대수 비대위원은 "원 지사의 해명에 이해하지만 이런 식으로 가면 제2공항은 더욱 어렵다고 전했다"며 "주민과 더욱 활발한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도정도 입장을 바꿔야 한다는 당부를 전했다"고 밝혔다.

또한 "원 지사도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노력하겠다며 주민들과 더욱 소통할 수 있도록 잘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온평리 청년회 관계자는 "오늘 항의방문은 원희룡 도지사 얼굴을 보러 온 이유도 있다"며 "지난해 제2공항 예정지를 발표한 다음 원 지사는 마을회관 앞에서 주민설명회를 했고, 그 당시 일주일에 2~3번씩 오겠다고 했는데 6개월 동안 단 한번도 안왔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도정업무가 아무리 바쁘다고 하지만 (도지사) 얼굴 한번 보기 어렵다"며 "온평리 주민 500명에게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원 지사께서는 성산읍 주민들과 얼마든지 만날 의사를 전했지만, 주민대표들께서 오히려 예비타당성 조사도 안끝났는데 무슨 발전방안을 논의할 수 있느냐며 공식대화가 어렵다고 하고 있어 만남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오늘 대화에서도 도지사께서 '오늘부터라도 공식적인 대화를 계속하자'는 취지를 전달했지만 예타 확정때까지는 어렵다는 지역주민들의 입장을 확인했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도에서도 본격적인 대화와 논의가 시작될 것에 대비해 내부 준비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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