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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훈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제주의소리
[인터뷰] 박경훈 신임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지역 문화예술에 작은 변화면 만족"


올해 8월 5일자로 제8대 제주문화예술재단 신임 이사장에 취임한 박경훈 이사장이 “임기 2년 동안 지역 문화예술이 한 계단이라도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올해 10월에 자신이 구상하는 재단 운영 방향을 자세히 설명하겠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9일 재단 사무실에서 가진 취임 기념 언론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밝히며 “제주를 문화예술의 섬으로 만드는 ‘창의발전소’ 역할을 제주문화예술재단이 맡겠다”고 피력했다.

박 이사장은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전국 지자체 문화예술 관련 재단 가운데서도 상당히 일찍 만들어진 편에 속한다. 올해로 15주년을 맞는다”며 “그동안 숙련된 능력이 쌓였지만 변화를 통해 성찰해야 할 시기도 됐다. 자신이 직무수행 기획서 맨 앞에 ‘문화예술의 섬 창의발전소-창의와 혁신의 제2창립시대’라는 말을 쓴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변화를 강조했다.

여기에 “원희룡 도정 들어서 문화의 가치를 높이는 슬로건을 내걸고 실제로 정책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여전히 도민들에게 문화 예술이 속속들이 와 닿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재단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이사장은 재단 이사를 맡은 2012년~2015년과 그 이전부터 예술인의 한 사람으로 재단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밖에 있을 때 솔직히 재단을 고운 눈으로 본 적이 없다. 재단 역시 쓴 소리를 하는 나를 곱게 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웃으며 “지금은 재단이 제도적으로 나름대로 역할을 맡아 위상을 확보했다고 본다. 다만 예술계 현장에서 느끼는 갈증을 재단이 해소해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부족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공무원 조직인 특별자치도에서 출자출연기관으로 재단을 만든 것은 민간 영역에 일종의 거버넌스 기구를 만든 셈이다. 그런 점에서 제주문화예술재단은 행정조직보다 더 유연한 방식이 요구된다. 앞으로도 이런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도와의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의 비중을 높이는 노력, 고령의 예술인들이 계획서나 정산서 같은 행정 절차를 원만히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 등 이런 아이디어들이 바로 '유연한 재단' 구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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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훈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제주의소리

이런 달라진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조직 개편이 뒤따라야 하는 만큼, 박 이사장은 오는 10월 자신이 구상하는 재단의 방향을 밝히고 이어 내년 1월에 본격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다른 지역 문화예술 관련 재단에 비하면 제주는 인원도 적고 업무에도 과부하가 걸린 상태”라며 “인원도 더 뽑아야 하고 조직도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그동안 민중미술가, 기획가, 연구자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면서 적극적인 의사 개진을 마다하지 않는 성격 탓에 자신에 대한 평이 양분되는 상황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일을 안하면 이해관계도 생기지 않고 욕도 먹지 않지만 일을 하면 당연히 욕도 먹게 돼 있다. 일하는 사람이 욕과 칭찬을 예견해서 일하면 안된다”며 “2년간 일만 하러 왔다는 마음가짐으로, 내가 있는 동안 제주문화예술이 한 계단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일할테니 지켜봐달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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