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2명 진출에는 안타깝게 좌절 1명만 배정
지역구 안동우 재선 성공…진보정치 '가능성'확인

   
 
 
5.31 지방선거에서 제주지역 민주노동당이 정당득표에서 대약진을 했다.

당초 거의 예상치 못했던 민주당 8.0% 득표를 하는 바람에 자체 목표였던 비례대표 2석 진출에는 안타깝게 실패했으나 정당득표에서 20.1%를 기록했다. 이는 이번 5.31 전국 동시지방선거 16개 시·도 정당득표에서 울산에 이어 두 번째 높은 것으로 제주지역에서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거듭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민주노동당은 7명의 비례대표 도의원을 배정하기 위한 정당득표에서 한나라당 45.3%(12만2713명), 열린우리당 26.6%(7만2082명)에 이어 세번째로 20.1%(5만4330명)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2만1790명으로 8.0%였다.

민주노동당이 기록한 20.1%는 집권당이 열린우리당 26.6%에 비해 6.5%p 밖에 뒤지지 않은 득표였으며, 특히 남제주군에서는 26.8%로 열린우리당(24.2%) 보다 오히려 높아 민주노동당에 대해 거는 도민들의 기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 5.31 지방선거 민주노동당 정당득표율
이에 따라 한나라당 3명, 열린우리당 2명, 민주노동당 1명, 그리고 민주당에 1명씩 비례대표가 배정됐다.

민주노동당이 이번에 20.1%는 2002년 지방선거 10.68%에 갑절에 해당하는 것이자, 2004년 총선 14.8%에 비해서도 5.3%p 증가한 것으로 민주노동당이 제주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아깝게 비례대표 진출이 좌절됐던 민주노동당은 이번 5.31에서는 비례대표로 2명을 진출시킨다는 계획아래 정당득표 목표를 20%로 책정했다. 결국 이 목표는 달성했으나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민주당이 14개 선거구에 후보를 내면서 약진, 결국 목표 달성에도 불구하고 비례대표 2명 진입은 2010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비례대표 진출 2명은 좌절했으나 제주도당이 얻은 20.1%는 대단한 득표로 평가된다. 5.31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전국 16개 시도당 중 20% 이상을 넘은 곳은 노동운동의 메카인 울산(26.8%)뿐으로 제주가 두번째 많은 득표를 했다. 나머지 시도는 한 자리에 그치거나 12% 안팎 수준이다.

지역구 도의원선거에서 5명을 내 보낸 민주노동당은 구좌선거구에서 현직인 안동우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긴 했으나 당초 새로운 진출 가능성을 내보였던 제4선거구(이도2동 갑) 강경식 후보가 정당득표율 보다 높은 25.6%(2189표)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181표 차로 무소속 김수남 당선자, 한나라당 김광호 후보(2266표)에 이어 안타깝게 3위에 머무는 분루를 삼켜야 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제주도당 선거대책본부는 1일 '도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고 성원해 준 제주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면서 "민주노동당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움도 있지만 20.1%의 정당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척박한 제주의 땅에서 제대로 된 진보정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도민들의 명령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대본부는 "특히 5곳의 지역구 선거에서 획득한 의미 있는 득표는 소수당의 면모가 아니라 민주노동당이 실질적인 대안세력으로 존재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민주노동당은 "이제 선거를 마치면서 자치, 복지, 환경, 공공성 강화라는 민주노동당 추구하는 제주의 새로운 가치를 실현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먼저 제주도민들에게 약속했던 정책·공약들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수립해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특히 공공성을 외면하고 자본논리에 경도된 제주특별자치도를 진정 제주 주민을 위한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제주는 물론 한국의 미래를 파탄으로 내모는 한·미 FTA를 막아내기 위한 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며 '제왕적 도지사'를 견제할 확실한 '진보야당'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도록 대안을 가지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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