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2일 공무원시험 발표 후 5시간째 홈피 '불통'평상시 2만명 접속 자랑…문제터지자 "서버 용량 적어" 변명

   
 
 
"830명이 한꺼번에 들어와 제주도청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제주도청 홈페이지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제주도청 홈페이지가 불과 830명이 한꺼번에 접속하면서 시스템이 다운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제주도는 2일 오전 9시 홈페이지에 공무원시험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제주도청 홈페이지는 9시30분부터 다운이 돼 2시 현재까지 5시간 이상 접속이 안되고 있다. 다섯시간 동안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홈페이지가 다운된 이유를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시스템이 다운됐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이어 "특별자치도 출범에 맞춰 서버용량 등을 확장해야 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폭주의 실상은 전혀 달랐다. 제주도청은 홈페이지 다운 이유를 '접속자 폭주'라고 말했지만 당시 제주도청 홈페이지 순간 접속자는 830여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830여명에 제주도청 홈페이지가 손을 들었다는 것으로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게 이날 제주도청 홈페이지를 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주도는 평상시 도청 홈페이지가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면서 하루 평균 2만명 가량이 접속하고 있다고 보도자료까지 발표해 왔다. 제주도의 공식발표에 따르면 홈페이지를 거의 이용 않은 시간대를 제외하면 시간당 접속자 수는 1~2천명에 달한다.

또 실제 도청 공무원들이 평상시 시간대 대부분 도청 홈페이지를 열어 놓고 있어 830명을 '폭주'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예전부터 제주도청 홈페이지는 접속하려면 4~5초 이상 걸리는 느림보 홈페이지로 유명하다.

제주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초 수천만원 예산 투입해 데이터베이스를 새로 구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데이터와 새로운 데이터를 통합하지 않은 채 서로 나뉘어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해 오다 이날 순간적으로 특정 데이터에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다운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홈피가 다운데 이후 제주도청의 대응과정도 문제다. 도청 관계자의 '서버폭주'때문이라는 공식해명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청 홈피는 5시간 동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순간 접속 폭주인 경우 막힌 도로를 청소하는 소위 '클리어'과정을 거치면 해결되는게 일반적이나 제주도청 홈피는 이런 과정에도 불구하고 복구가 되지 않고 있다. 또 제주도청처럼 대용량 서버는 물론이고 일반 중소기업체 서버와 데이터베이스는 "최소 1천명이상이 순간 접속을 하더라도 '꺾이지(다운)'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가 홈피다운의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서버'문제만을 탓하며 책임을 엉뚱한 쪽으로 돌리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서버 관련 한 전문가는 "개인 홈피가 아닌 기업체나 특히 제주도청처럼 평상시 많은 네티즌들이 찾는 홈피가 순간접속 830명 때문에 다운됐다고 말한다면 웃기는 일"이라면서 "요즘은 일반 기업체의 동영상도 1천명이상 순간 접속하더라도 끄덕없는데 830명 갖고 다운됐다는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설령 그 때문에 다운됐다고 하더라도 제주도청 홈페이지가 5시간 동안 복구가 안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공무원 필기시험 합격자를 발표하자 830명의 수험생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시스템이 다운됐다"며 "서버용량을 증설해 오늘 내로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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