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김경배씨 혈당 수치 급격히 감소, 위험신호"...주변인 단식 만류로 구급차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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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급격한 건강악화로 구급차에 오르는 제2공항 반대 성산 주민 김경배씨. ⓒ제주의소리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며 제주도청 앞에서 38일째 단식투쟁을 벌인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가 급격한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김씨는 25일 제주도청 맞은편 도로에 설치된 천막농성장에서 단식투쟁을 벌이던 중 건강 이상 증세를 보여 낮 12시 40분께 제주 한마음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달 19일부터 단식을 이어온 지 38일째 되는 날이다.

주변인들에 따르면 기력이 쇠해진 김씨는 전날 늦은 오후부터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위험 증상을 보였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혈당은 정상 수치인 100mg/dl 정도를 유지하다가 전날부터 50mg/dl대로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졸도할 위험이 있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뇌 손상까지 우려될 수 있다.

전날 밤과 이날 오전까지 김씨의 상태를 관찰한 의료진은 더이상 단식을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원희룡 지사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대한 답변을 받아야 한다며 단식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김씨도 주변인들의 간곡한 만류로 구급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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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급격한 건강악화로 구급차에 오른 제2공항 반대 성산 주민 김경배씨. ⓒ제주의소리
김씨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온 고병수 탑동365의원 원장은 "오늘 아침부터 혈당을 한 시간 단위로 체크하고 있는데 계속 낮아지고 있다. 더 이상 혈당이 오르지 않는다는 뜻이고 뇌손상과 의식 혼미가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 원장은 "아직 위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곧 위급할 수 있다는 신호다. 지금 단식을 중단하지 않으면 하루 이틀 사이에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단식을 이어가는 것이)의미가 없다"며 "김씨는 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강제로라도 데려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음식이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포도당 링거로 일단 체력을 회복시키고 조금씩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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