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김경배씨 혈당 수치 급격히 감소, 위험신호"...주변인 단식 만류로 구급차 올라
김씨는 25일 제주도청 맞은편 도로에 설치된 천막농성장에서 단식투쟁을 벌이던 중 건강 이상 증세를 보여 낮 12시 40분께 제주 한마음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달 19일부터 단식을 이어온 지 38일째 되는 날이다.
주변인들에 따르면 기력이 쇠해진 김씨는 전날 늦은 오후부터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위험 증상을 보였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혈당은 정상 수치인 100mg/dl 정도를 유지하다가 전날부터 50mg/dl대로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졸도할 위험이 있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뇌 손상까지 우려될 수 있다.
전날 밤과 이날 오전까지 김씨의 상태를 관찰한 의료진은 더이상 단식을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원희룡 지사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대한 답변을 받아야 한다며 단식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김씨도 주변인들의 간곡한 만류로 구급차에 올랐다.
고 원장은 "아직 위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곧 위급할 수 있다는 신호다. 지금 단식을 중단하지 않으면 하루 이틀 사이에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단식을 이어가는 것이)의미가 없다"며 "김씨는 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강제로라도 데려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음식이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포도당 링거로 일단 체력을 회복시키고 조금씩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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