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문화 배우고 이해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한마당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 추석맞이 '제주다민족문화축제' 개최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도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고유 문화를, 도민들에게는 세계 각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공동대표 임은종·홍성직·목익수)가 주최한 '제주다민족문화축제'는 6일 오후 전야제를 시작으로 7일에는 한자리에서 세계를 만날 수 있는 '다흥재 공연'과 함께 거리문화행사로 각국 전통 음식 시식 코너인 '세계 맛대맛', 각국의 상품을 팔 수 있는 프리마켓인 '세계 풍물장터', 풍선아트·페이스페인팅·태권도체험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행복한 체험' 등이 진행돼 도민과 도내 거주 외국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즐겼다.
고향인 스리랑카에 부인과 가족들이 있는 유학생 마한드씨(Mahinda·35)는 "고향에 부인이 있어서 통화는 자주 하지만 통화료가 부담되는 편"이라며 "이렇게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KT에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기뻐했다.
마한드씨는 부인과의 통화를 마치고 한참 후에 조금 쑥스러운 듯 다시 부스를 찾아 한번더 통화하면 안되겠냐고 묻는다.
다행히 대기자가 많지 않아 부모님과의 통화를 시도할 수 있었다.
지난 2003년 한국에 와서 현재 제주대학교에서 식품공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마한드씨는 "명절 때마다 도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마련해 주는 다양한 행사를 고맙게 생각한다"며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서로간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등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매번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소영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 소장은 "그동안은 도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명절에 외롭지 않게 위로 하기 위한 행사 위주로 진행돼 왔는데 이번에는 서로간의 문화를 선보이고 이해하는 자리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문화사람들이 증가하는 것은 전국적인 추세이며 제주도 예외가 아니라며 조만간 도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30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 남자와 결혼해 국적을 취득한 이주여성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따라서 앞으로는 도민과 도내 거주 외국인이 모두 자연스럽게 이웃이 되어 함께 슬픔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다문화사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혼 1년4개월째인 필리핀 출신 E씨(제주시 외도동)는 남편 고모씨와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
제주의 큰며느리로 두번째 추석을 치러낸 E씨는 "명절에 육지에 나가있던 가족들이 내려와 함께 지내며 하루 세끼 식사를 챙기는 것도 만만치 않았지만 오랫만에 만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여느 며느리들과 같은 명절나기를 얘기했다.
E씨는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로 인해 문제가 생길 소지는 많지만 남편이 잘 이해해 주고 도와주는 편이라 행복하다"며 "어느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출퇴근시켜주겠냐. 본 적 있느냐"고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씨는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문제는 있을 수 있다"며 "모든 부부가 마찬가지지만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서로 소중히 여긴다면 다른 인종간의 결혼도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씨가 국제결혼을 앞둔, 혹은 국제결혼을 한 부부와 가족들에게 "'시간이 흘러가면 자연히 말도 배우고 우리 풍습도 익혀가겠지'라는 생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더 많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리의 말과 풍습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