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농민회 삼보일배…한미FTA저지 첫 걸음
"욕설·비난대신 평화시위로 간다"

 
 
▲ 서귀포시농민회가 13일 부터 15일까지 효돈~중문 구간에서 삼보일배라는 역설적인 투쟁방식으로 한미FTA저지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서귀포신문 김봉현 기자>
 
“55만 제주도민의 총단결로 한미FTA 4차협상 저지하자”

전농 제주도연맹 서귀포시 농민회(회장 임영찬)가 한미FTA협상 반대를 위한 첫 투쟁방법으로 욕설과 비난대신 삼보일배의 역설적 방식으로 거리에 나섰다.

13일 오전 9시 서귀포시 효돈동 효례교 다리에서 농민회원, 시민 등 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출정식에서 임영찬 회장은 결의문 낭독을 통해 “한미FTA 본협상은 핵폭탄급 경제위기를 몰고 올것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또한 도민과 농축어업인들이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정부는 오는 23일 제주에서 4차협상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임회장은 또 “이번 한미FTA협상은 감귤뿐만이 아니라 모든 농산물, 공산품, 섬유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감귤만이라도 민감품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감언이설로 도민을 현혹하는 정부와 제주도정은 그 같은 허위 여론조장을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임회장은 이어 “진정으로 감귤과 1차산업을 지켜내는 유일한 길은 전 도민이 나서서 한미FTA 4차본협상을 온 몸으로 거부하는 길 밖에 없다”며 “오늘부터 시작한 삼보일배 투쟁으로 이런 사실을 도민사회에 알리고 가장 앞장서서 한미FTA 저지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천명했다.

   
 
 
결의문 낭독후 삼보일배 실천단은 6명이 일배를 차분한 몸짓으로 실천하며 첫 삼보일배를 시작으로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나머지 농민회원들은 ‘한미FTA저지 반대’깃발을 들거나 지원차량으로 삼보일배 실천단과 동행했다.

이날 효돈 효례교 다리에서 시작된 삼보일배는 오는 15일까지 3일간 한미FTA협상이 열리는 중문관광단지까지 25km의 거리를 몸을 낮춰 세 걸음에 한 번씩의 절을 하는 매우 고단한 강행군을 이어가게 된다.

이날 연두에서 지나가던 일부 시민들은 조용히 박수를 보내는 모습도 보였다. 서귀포시 농민회가 택한 삼보일배라는 항의방식의 결과물인 셈이다.

삼보일배라는 투쟁방식은 이처럼 욕설과 일방적 비난이 아닌 스스로를 속죄하며 자신을 땅바닥에 낮추는 하심(下心)의 위력을 보여준다. 세상 그 어떤 투쟁방식보다도 훨씬 더한 울림을 갖게 하는 것이다. 몸울 낮출수록, 말을 하지 않을 수록, 오히려 주장하는 바가 더욱 선명해지는 놀라운 역설의 투쟁방식을 서귀포시 농민회가 택한 것이다.

한편, 이번 삼보일배 실천단에는 서귀포시 농민회 임영찬 회장(43)과 김은일(39) 오상진(35) 회원이 고정적으로 참여하고 다른 회원과 희망자는 원하는 구간에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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