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태환 후보, 열린우리당 성토…박성범·원희룡 의원 '지원사격'

D-2일. 제주지사 선거에 사활을 건 여, 야가 6·5 재·보선을 이틀 앞둔 3일에도 당력을 제주에 쏟아부었다. 당의 간판스타들을 총 투입, 막판 부동표 공략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한나라당 김태환 후보 지원에 나선 응원군은 방송 앵커출신 박성범의원(서울 중구), 역시 앵커출신이자 그의 아내인 신은경씨, 제주출신 원희룡 의원. 대중적 인기도를 십분 활용해 부동층이 두터운 젊은 표심 공략에 주력했다.

이들은 오후 3시 이후 제주대와 서귀포시 매일시장, 칠성로, 제주시청 주변 등 주로 젊은이들이 모이는 장소를 골라 부동층을 파고들었다.

특히 원 의원은 선거전 이후 이번이 세 번째 고향 방문이다. 그동안 웬만해선 그의 얼굴을 제주에서 보기가 어려웠으나 초박빙의 판세를 입증하듯 이번 재·보선에는 고향에 '올인'한 셈이다.

이들은 저녁 7시10분 '젊음의 거리'로 통하는 칠성로에 총집결했다.

원희룡 "30년간 숙성된 인물을 더 키우고 써먹을수 있게 해달라"

▲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원희룡 의원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마이크를 잡고 김태환 후보 지원 연설에 나섰다.

원 의원은 "김태환 후보는 당선 즉시 도정에 착수할수 있는 검증되고 준비된 분"이라고 추켜세운뒤 초선의원 시절 3가지 인연을 소개했다.

원 의원은 "첫 번째 만남은 김 후보가 제주시장 때였다"며 "당시 새벽에 친구들과 해장국집에서 식사를 할 때마다 김 후보는 손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밑바닥 서민의 어려움을 파악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김 후보의 부지런함을 강조했다.

원 의원은 또 "제주출신 국회의원이 있는데도, 일에 확신을 기하기 위해 초선인 내 사무실을 안방 드나들 듯 하면서 예산을 따냈다"고 끈질긴 근성을 내세웠다.

그는 이어 "중앙무대에서 김 후보가 일을 만들어가는 것을 보면 참 느끼는게 많다"면서 "실무자인 과장, 계장에게도 겸허하게 머리 숙이고 제편으로 만든 뒤 나중에는 명분을 갖고 설득해 예산을 확보한다"고 겸손과 능숙함을 꼽았다.

원 의원은 "이번 선거는 잔여임기가 2년인데, 구석구석 발품을 판 김 후보를 써먹지 않으면 아깝지 않느냐"며 "인물을 키우는데 30년이 걸리지만 버리는데는 하루밖에 걸리지 않는다. 30년간 숙성된 인물을 더 키우고 써먹을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박성범 "동초등교 다닌 나도 절반은 제주사람…이번에는 야당발목 잡아달라"

▲ 박성범 한나라당 의원이 부인 신은경씨와 함께 김태환 후보의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지원 유세차 제주를 찾은 정치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박성범 의원도 제주 인연부터 강조했다. 1·4후퇴때 부친과 함께 제주에 피난 와 산지포구 주변에서 살면서 제주동초등학교를 3학년까지 다녔다며 "나도 절반은 제주사람"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김태환 후보가 능력있고 정직하고 경륜있는 훌륭한 후보란 것을 다 알기 때문에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 다만 두가지만 생각해달라"며 야당 지사를 뽑아야 하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4·15총선에서 3석을 집권여당에 안긴 것은 잘했다. 제주가 발전하려면 집권당에 뜻을 몰아줘야 한다"며 "그러나 총선후 여당은 여러분의 뜻을 살피지 않고 오만해졌다. 오만하지 않도록 이번 선거에서 보여달라"고 역설했다.

박 의원은 또 "여당 의원이 예산을 따오면 집행은 도지사가 하지만, 야당의 동의 없이는 뜻대로 안된다"며 "총선에서 여당의 발목을 잡았으니까 이번에는 야당의 발목까지 잡아서 여당, 야당 발목을 다 잡고 여러분들의 뜻을 관철하라"고 열변을 토했다.

김태환 "최고급 연예인 동원 구태의연…근거없는 흠집내기 정말 볼썽 사납다"

▲ 김태환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후보.

마지막으로 김태환 후보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러나 김 후보는 그동안 목을 너무 썼는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목이 잠겨 중간중간 목소리가 끊겼고 이 때마다 그는 연신을 물을 들이켰다. 하지만 표정은 예전보다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김 후보는 "갑자기 선거를 치르게 돼 망설였지만 제주시가 잘 되려면 제주도가 잘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출마 동기를 밝힌 뒤 "잔여 임기 2년은 도정을 새롭게 배우고 파악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서 "나는 누구보다 도정을 소상히 안다"고 '준비된 지사'임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어 "선거는 축제다. 상대방 비방이나 헐뜯기를 삼가고 정책대결을 하는게 선거"라며 "그러나 참신하다는 열린우리당은 우리나라 최고급 연예인을 초청, 유세를 벌이는 구태의연한 행태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3명의 국회의원이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한결같이 나를 나쁜 사람이라고 하는데 좋다. 그러나 모든 판단은 유권자가 한다"며 "근거없는 흠집내기가 정말로 볼썽사나웠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김 후보는 "항공료, 경제, 국제자유도시, 감귤 등 제주도가 정말 어렵다"면서 "의원들이 이런 걸 걱정해야 지 어떻게 상대방을 비방하는데 시간을 보내냐"고 힐난했다.

그는 "투표율이 떨어질까봐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며 "꼭 투표하도록 여러분들이 독려해달라"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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