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지역주민운동 탐방기 5 - 연수를 뒤돌아보며

   
 
 

필리핀에서 다녀온지도 한 달이 다 되어간다. 너무나도 극단적인 경험들로 인해 혼란을 겪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읽은 신문에서 ‘근로빈곤층(Working Poor)’ 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한국의 상황도 점점 부의 소수집중화가 심화되어 가고 있으며, 불안정한 노동자인 비정규직이 노동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내가 버는 돈, 나의 노동을 통해 벌어들인 임금이 나의 생계, 우리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은 노동력의 재생산이 불가능함을 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출산파업’이 늘어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육아비와 교육비가 필요한데 이것은 가정의 지출부분에서 가장 큰 부분이다. 주거비용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의 주택보급율은 100%가 넘는데도 자기 집을 소유한 사람은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고, 판잣집-옥탑방-지하방에 사는 부동산 극빈층은 160만명이나 된다.(2006년 국정감사 최순영의원)

또한 가스요금이 미납되어 공급이 중단된 경험이 있는 가구는  2004년 6월 9만 2639가구, 2005년 6월 9만 1202가구였으며, 단전 가구 역시 비슷한 추세로, 요금 미납 등으로 전기가 끊긴 경험이 있는 가구는 2004년 16만 4788가구에서 지난해 17만 4434가구로 증가했다.(2006년 산업자원부 국정감사) 

   
 
 
이렇게 사람의 생존의 필수적인 식량, 에너지, 물, 주거, 일자리 등 기초적인 사회적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상태의 빈곤층이 현재 한국 사회 전체 인구의 15%인 700만 명이다(빈곤사회연대).

빈곤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으며,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그 동안의 기적적인 경제성장 과정에서 대부분의 한국인의 빈곤에서 벗어났지만, 지난 90년대 말의 외환위기 이후 경제의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신빈곤 계층이 증가하고 있다.

   
 
 
폭주하는 자본주의는 민중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여기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지역자립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방법 이외의 대안은 없다.

자본의 전지구화에 맞서는 것은 풀뿌리민중의 자립공동체와 그들의 연대이다. 정치-경제-사회적 빈곤의 굴레에서 해방되기 위해서 빈곤의 문화에서 탈출해야 한다. 필리핀에서 본 그들의 밝게 웃는 모습이 그 희망의 증거가 되기를 바란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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