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비상시국회의 의원8명, 감귤농가 방문 통해 FTA 실상 확인의원들 “제주농업현실 피해 훨씬 심각…비준거부 꼭 이루겠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한미FTA 반대와 비준거부를 선언하며 공식출범한 ‘한미FTA반대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가 제주감귤농가를 방문했다.

19일 오전 9시 제주시 아라동 현병휴 농가방문에 이어 오전 10시 조천읍 김민복 농가를 방문해 한미FTA 협상체결로 인한 농가의 현실을 직접 확인했다.

이날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현애자 의원 등 제주출신 국회의원과 정청래(열린우리당, 문광위 간사), 김낙성(국민중심당, 농해수위), 김태홍(민생정치모임, 보건복지위원장), 임종인 의원(무소속, 산자위) 등 8명의 국회의원이 농가를 방문했다.

  19일 제주 농가를 찾아온 국회비상시국회의 모임 의원들. 의원들은 감귤 등 제주농업이 한미FTA체결로 인한 피해실태를 직접 둘러봤다.

  김민복 농민
이 자리에서 김민복(61. 조천읍) 농민은 “지금까지 30년간 감귤농사를 지어왔고 지금은 약 1만평 가량 감귤을 재배하고 있다”며 “한미FTA 체결로 제주농민들은 감귤로 먹고살긴 힘들어졌다.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씨는 이어 “한미FTA 체결로 농민들이 겪을 고통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면세유도 없어지고 있는 마당이라 농민들은 억장이 무너지고 있음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제주농민들은 감귤값을 제대로 받아보려고 꾸준한 노력을 해왔다. 저도 감귤원 1만2000평을 운영하다 2000평을 폐원시키기도 했고 3년 전 부터는 1/2간벌에 적극 앞장서왔다”면서 “그러나 고작 농민들에게 돌아오는 결과가 농업 등 1차 산업이 몰락하는 것이라니 억울하고 분하다”고 말했다.

이날 또 다른 농민 강완수(64, 조천읍)씨도 국회의원들에게 “한미FTA 체결은 농민들을 짓밟고 국가간 협상을 한 것이다”라는 말로 정부에 격한 감정을 드러내고 “힘없는 농민들을 밟고 지나갈 거였으면 충분한 대책과 사전협의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힘없고  약한 농민들이 무얼 할 수 있겠나?”라고 항변했다.

  강완수 농민
강 씨는 또 “감귤을 포함한 농업이 몰락하면 단순히 감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 농사짓고 있는 농민들이 일자리와 역할을 다 잃어 버리는 것이어서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된다”며 “정부는 이런 농민들의 피눈물을 보기나 하는 것이냐? 여기 오신 국회의원들이 제주도의 현실을 제대로 보고 가서 반드시 한미FTA 협상비준을 국회에서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한영택 조천농협 조합장도 한미FTA 체결은 “감귤농사를 짓는 농민만이 문제가 아니다”라며 “감귤이 제주의 전체 조수입의 80%를 파지하고 있기에 제주도 전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 조합장은 이어 국회의원들에게 국회비준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저지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국회의원들은 제주감귤농업의 피해와 큰 시름에 젖은 농가의 현실을 직접 확인하고 농가의 의견을 적극 청취했다. 또한 충격에 빠진 제주감귤산업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한미FTA 국회비준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뜻을 농민들에게 전달했다.

특히 국회에서 한미FTA 결사반대를 주장하며 단식을 벌이기도 했던 임종인 의원은 “생각보다 제주감귤과 제주농업의 파탄이 매우 심각하다”며 “협상개시 때부터 줄곧 협상반대를 외쳐왔지만 협상이 체결되고 말았다”는 말로 역부족이었던 상황을 아쉬워했다.

임 의원은 “그러나 현재 초당적으로 모인 55명의 의원들이 비상시국회의라는 이름으로 한미FTA 원천무효와 비준거부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의원들을 설득해 반드시 비준거부를 이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의원들은 아라동과 조천 감귤농가 방문을 마친 뒤 농협제주지역본부로 이동, 제주도와 제주도 농민단체대표, 한미FTA저지도민운동본부 관계자과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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