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와 어부 마음으로 제주음식 세계에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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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소리-제주CBS 공동기획] ② 제주 푸드 세계로 가다 / 강창건 셰프에 듣는다
-제9회 슬로피시 국제페스티벌 ‘마켓키친’에서 조리법 시연
-음식으로 제주를 세계에 알리고 싶어
-전문명인제도로 음식명인을 육성해야
-내년 슬로푸드 행사에 셰프인 아들과 함께 초대 돼 
이탈리아 제노아(Genova)에서 개최된 슬로피시 국제페스티벌에 초청된 제주 다금바리 명장 강창건 세프(사진=공동취재)
이탈리아 제노아(Genova)에서 개최된 슬로피시 국제페스티벌에 초청된 제주 다금바리 명장 강창건 세프(사진=공동취재)

제주 다금바리 명인 강창건 셰프(66. 진미명가 대표)가 이탈리아 제노아에서 열린 제9회 슬로피시 국제 페스티벌에 초대됐다. 

생선요리를 다루는 전 세계 셰프가운데 단 4명만 초대되는 ‘마켓 키친’ 프로그램에 초청 돼 세계인들에게 인상 깊은 제주의 조리법을 선보였다. 

바다 생태계 보전을 위해서 부산물을 만들지 않고 생선의 꼬리와 비늘까지, 모든 부위를 조리하는 강창건 셰프의 철학과 신선한 조리법은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큰 관심과 박수를 받았다.

음식을 맛 본 외국인들은 한국어로 ‘좋아요’를 외쳤다. 음식으로 제주를 알리겠다는 그의 다짐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슬로푸드 국제협회 파올로 사무총장은 내년에 있을 슬로푸드 국제행사에 강창건 셰프와 그의 아들을 초대했다. 아들도 현재 아버지의 뒤를 이어 다금바리 장인의 길을 걷고 있다. 

강창건 셰프는 양념으로, 국제슬로푸드 협회가 정한 우리나라 맛의 방주 1호인 제주 푸른콩장(한라산 청정촌 김민수 대표)을 사용해서 제주 음식문화의 가치를 알렸다. 

다음은 강창건 셰프와의 현장 인터뷰 전문

◇슬로피시 국제 페스티벌이 셰프들에게는 꿈의 무대라고 들었는데, 무대에 선 소감은?
◆저는 2006년도부터 알게 돼서 계속 도전을 했는데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뜻밖에도 거꾸로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도 요리를 하냐는 연락이 와서 한다고 하니 초청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모든 건 저 위주로 했습니다. 날짜를 잡는 것부터 필요한 재료도 모두 구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오늘 어떤 부분을 선보인 건지
◆오늘 쓴 고기는 제주도에서 얘기하는 붉바리입니다. 원래는 다금바리로 해야 하는데 가져올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구해달라고 하니 제일 비슷한 고기를 구해다 줬는데 상태가 너무 좋았습니다. 

제주도 다금바리는 최고의 명품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귀한 다금바리를 귀한 만큼, 귀한 손님을 받게 만드는 게 꿈입니다. 그래야 어부들이 고기를 잡을 때 희망이 있지 않을까요.

슬로푸드 정신은 항상 제가 음식을 만들 때 생각하고, 실행으로 옮기는 부분입니다. 
어부가 큰 다금바리를 잡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습니까. 버리는 게 많아지면 버려지는 부분이 문제가 아니고 그게 썩으면서 생태계가 파괴가 돼요. 저는 항상 어부의 마음으로 음식을 만듭니다.

오늘 타락죽도 만들었습니다. 옛날 임금님께 진상했던 타락죽은 우유와 쌀을 이용해 만드는 데 저는 생선을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 제가 생선을 이용하고 우유를 넣었으니까 쌀을 재배한 농부, 생선을 잡은 어부, 우유를 만드는 낙농업을 하시는 분들의 마음을 갖고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 거죠. 

슬로피시 국제페스티벌에 초청된 제주 다금바리 명장 강창건 세프가 행사 전 식재료를 준비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
슬로피시 국제페스티벌에 초청된 제주 다금바리 명장 강창건 세프가 행사 전 식재료를 준비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

◇타락죽은 어떻게 만드는 건지
◆임금님에게 바치는 쌀과 우유를 사용해 죽을 쑨 게 타락죽입니다. 생선은 따로 끓일 것이 마땅히 없거든요. 하지만 저는 생선을 이용해 뼈를 다 걸러내고, 국물에 찹쌀을 넣고, 우유를 넣어 만들었습니다. 타락죽의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사람이 몰려서 5명에서 컷트를 시키니 아쉽다며 내년에 토리노에서 만나자는 얘기들을 하셨습니다.

◇반응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음식도 국경이 없구나’라고 느꼈습니다. 많은 분들이 환호하고, 박수치고, 우리말로 ‘좋아요’라고 해주시고, 나중에는 포옹까지 해줬어요. 피로가 싹 풀리죠. 

◇생선요리를 다루는 셰프 가운데 전 세계에서 4명만 초대된 걸로 알고 있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지
◆슬로푸드 협회측에서 초청할 때 엄선합니다. 이 행사에서 생선 다루는 사람은 하루에 한 사람뿐입니다. 
우리나라는 조리사를 적대시하는데, 일본 같은 경우엔 나라의 국위선양이라고 정부에서 나섭니다. 부럽죠. 저를 통해 인식이 달라졌으면 합니다.

◇많은 분들에게 음식을 선보여서 반응이 너무 좋았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반응은?
◆어떤 할머니가 자꾸 ‘왜 생선에서 비린내가 조금도 없느냐’, ‘비늘을 음식으로 만든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손님들이 환호 하는 걸 봐서 슬로푸드 사무총장님이 내년 테라마드레 행사(슬로푸드 행사)에 아들과 같이 초청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제주의 다금바리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처음 슬로푸드 행사에 참여한 게 언제였는지
◆처음 슬로푸드 대회에 참여한 건 2006년도입니다. 그때는 대한민국에 슬로푸드 국제협회가 생기기 전입니다. 

저는 그 해에 다금바리 횟집의 조리 방법에 대한 발명 특허를 세계 최초로 냈고, 슬로푸드에서 모든 정보를 달라고 해서 영어와 이탈리아로 번역을 해서 보내니 ‘보고 싶다, 만나고 싶다, 맛보고 싶다’고 해서 저를 선택했는데요. 

오늘은 세 번째 방문입니다. 
슬로피시는 규모는 작지만 전 세계 생선을 다루는 셰프의 꿈의 무대입니다. 핀란드, 노르웨이, 일본, 멕시코 같은 곳은 대회에 나가려고 정부에서 판촉을 합니다. 서류를 신청한 후 심사해서 부르는 건데요. 거꾸로 조사를 해서 초청을 한 건 제가 처음이랍니다.

◇어떤 부분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보는지
◆제가 오늘 쓴 양파가 정품 양파가 아니고, 장아찌 담그는 작은 양파입니다. 그걸 뽑아내지 않으면 땅이 산성화가 됩니다. 그래서 그걸 이용했습니다. 

재료가 버려진다는 건 농부의 가슴이 아프잖아요. 저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고, 다금바리 같은 경우도 생선의 모든 걸 버리지 않고, 음식으로 만들었는데요, 

이런 마음들이 슬로푸드의 정신이다 해서 저를 다시 초청한 것 같습니다.

생선의 모든 부위를 조리하는 강창건 셰프의 철학과 신선한 조리법은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큰 관심과 박수를 받았다.(사진=공동취재)
생선의 모든 부위를 조리하는 강창건 셰프의 철학과 신선한 조리법은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큰 관심과 박수를 받았다.(사진=공동취재)

◇왜 다금바리인지
◆제주도 여성분들이 다금바리를 먹을 수 있는 기회는 아기 낳고 3일째 밥 먹을 때인데, 다금바리로 미역국을 끓여 먹으면 제일 고통스러운 가슴앓이도 안 하고 모유가 많이 나온다 해서 선호했거든요. 

일본의 스시가 전 세계 외식을 장악했습니다. 국책사업으로 일본이 그렇게 됐습니다. 
과거에 일본에게 우리 조상들이 두 번 억압을 당하지 않았습니까. 임진왜란과 한일합방, 
저는 칼로 일본을 앞서겠다는 제 자신의 약속으로 다금바리를 택한 겁니다.

◇선생님의 조리법으로 음식조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가 됐으면 하는지
◆저는 하얀 가운은 항상 사람을 건강하게 만드는 복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 과학자, 간호사, 약사나. 의사는 사람이 아파야 진단하고 치료하고, 그 지시에 따라 간호사는 주사를 놓고, 약사는 약을 처방하지 않습니까.

조리사는 엄마가 임신을 했을 때부터 태아의 음식을 책임집니다. 인생 전부가 그런 거죠. 그래서 저는 자부심을 갖습니다. 

오늘도 제가 가운을 두 번 갈아 입었는데요 그렇게 한 건 작업할 때와 음식할 때의 가운에 차별화 둔 겁니다. 고기를 잡다 보면 처음 가운에 냄새가 날 수 있으니까 갈아입고 정갈하게 해야 한다는 게 제 마음인거죠 

◇더 많은 제주의 음식 명인들이 탄생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일들이 생겼으면 좋겠는데, 바람이 있다면
◆제주도는 향토음식하면 옛날 우리 조상들이 먹는 음식이라고만 하는데, 한 가지 특색 있는 음식, 즉 자기의 전문 분야를 가져야 하고, 향토 음식 명인이라는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빙떡 오메기떡 같은 음식들에 전문 명인제도를 두고, 도에서 육성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꿈은
◆손님들이 그러세요. 언제까지 칼 잡을 거냐고. 관 속에 들어가기 전까지라고 말합니다. 오른손에 칼을 잡을 수 있을 때까지 할 겁니다. 농부와 어부의 마음으로 음식을 계속 만들어나갈 겁니다. 

생선의 모든 부위를 조리하는 강창건 셰프의 철학과 신선한 조리법은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큰 관심과 박수를 받았다.(사진=공동취재)
생선의 모든 부위를 조리하는 강창건 셰프의 철학과 신선한 조리법은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큰 관심과 박수를 받았다.(사진=공동취재)

◇응원해 준 도민들에게 한 말씀
◆저는 어딜 가든 제주도를 알립니다. 전 세계 지도를 보면 제주도는 작은 점 하나일 뿐이지만 이번 기회에 음식으로 제주도를 알렸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겁니다. 

<시연에 앞서 주최측에 제출한 강창건 셰프의 조리철학>

-생선 다루는 마음과 슬로푸드 정신-
어부가 큰 생선을 잡는 꿈은 전 세계 어부가 공통된 마음입니다.
큰 생선을 잡으면 최고의 기분이지만 지난 날에 조리사들은 자신이 활용할 요리의 부분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36 년 전 조리사의 길을 걸으면서 칼 끝을 활용하여 생선의 살점을 하나 하나 떼어내며 이전에는 버려지던 모든 부산물을 음식으로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즐겨 다루는 다금바리(Gaint grouper) 조리 방법을 통해 자그마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생선에 쌀, 우유 등을 사용할 적에도 항상 농부와 낙농업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귀한 것은 소중히 다룹니다.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특히 저는 전 세계적으로도 멸종위기에 있는 귀한 식재료를 주재료로 사용하여 음식을 만들다 보니 이 음식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하는 마음이 저에게 생겨났습니다.

큰 생선을 요리할 때 탕 종류를 만들면 한 가지 음식이 되지만 조리사가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재료와 같이 쓰면 회 한 점 한 점이 색다른 음식이 됩니다. 
드시는 분들이 한 점 한 점에서 다른 맛을 느끼며 즐기면 조리사인 저도 기쁩니다.

저 유명한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그림을 보면 밭에서 이삭 하나 하나를 줍는 여인들에 마음이 갑니다. 이처럼 음식에서는 조리하는 사람은 쌀알이 하나도 남겨지지 않도록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마음으로 조리하고, 드시는 분은 음식이 된 모든 생명과 길러낸 이들의 마음을 사랑하여 쌀알 하나도 남기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저는 여기서 여러분에게 생선 살을 발라낸 생선 회만이 아니라, 살을 발라내서 남은 생선 뼈를 푹 고아 우유, 쌀 등을 넣어 끓여낸 타락죽과 그냥 버려지던 껍질, 입술, 등 여러 부위를 활용하여 회로 또는 무침으로 또는 튀김으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이려고 합니다.

오늘 양념은 제주 푸른콩장을 사용하였습니다. 
제주 푸른콩장은 저희 나라에서 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처음으로 등재된 품목입니다. 저도 슬로푸드 제주 지부(convivium)에서 활동하고 있고, 제가 주로 사용하는 “다금바리(Giant grouper)도 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저희 제주 지부가 등재한 품목입니다. 

아시다시피 어떤 품목을 맛의 방주에 등재하기 위해서는 빼어난 맛만이 아니라 지역의 전통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 지역과 오랫동안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저는 제주 지역의 대표적인 두 가지 맛의 방주 품목을 이용하여 저희 제주 조상들이 즐겨 드시던 맛을 여러분들에게 보여 드릴 것입니다. 

생선을 잡은 어부, 쌀과 콩을 수확한 농부, 우유를 짜낸 목부, 콩을 장으로 낸 장인의 마음을 주재료로 활용하여 신선하고 맛있게 미소로 조리하는 저희 마음을 받아 즐겨 주십시오.

하얀 가운은 과학자, 의사, 약사, 조리사 등 사람을 편하게 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입는 옷이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조리사의 가운이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사는 사람이 아파야 진단과 진료를 하고, 약사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간호사는 의사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지만 우리들의 조리사들인 할머니, 어머니는 새 생명을 잉태했을 때부터 정성을 다해 엄마와 태아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기에 조리사가 최고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마음으로 조리를 합니다.

거친 마음으로 성의 없이 음식을 만들면 드시는 분 역시 급해집니다. 조리사가 미소로 차분히 음식을 제공하면 드시는 분 역시 미소로써 답을 하실 것입니다.

이미 제가 말씀 드렸듯이 여러분, 오늘 제가 차린 이 상에는 여러분을 위해 애쓴 여러 어부, 농부, 목부, 장인, 조리사의 마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맛남을 만들어낸 수 백 대에 걸친 우리 조상들의 노고와 사랑의 마음이 있습니다.

이 맛남을 만들어내 수 백 대 조상들의 노고와 지식에 감사합시다. 그리고 각기 자신의 공동체에서 이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세계 만방의 우리 형제 자매 활동가들에게 감사합시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전에 알아주셨으면 하는 것은 여러분을 위해 희생된 생명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금바리(Giant grouper), 쌀, 콩, 채소, 이 모든 것은 생명이 있는 것이고, 이 생명을 받아 우리는 생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명체가 아닌 물, 우유, 소금 이런 무생물이 있습니다. 이 무생물도 이 세상을 지은 창조주가 우리에게 준 말씀이 깃든 것들입니다. 

창조주가 숨결을 불어넣은 귀한 생명과 자원을 하나도 헛되이 버리지 않고 사용하여 우리가 생명을 이어나가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취하고 그들에게 사랑을 다시 돌려줌으로써 우리가 지금 누리는 이 생명과 이 세상의 귀함을 인식합시다. 

특히 이 번 슬로피쉬 대회의 우리들의 주제 “바다, 우리들의 공유재”를 생각해봅시다. 
바다에서 비롯되고 바다에 의지하며 사는 수 많은 생명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빕니다. 우리가 서 있는 이 굳은 땅, 뭍도 바다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므로 바다는 우리의 생명입니다.

이 귀한 자리에서 여러분과 이런 생각을 나누게 영광을 누리게 되어 참으로 기뻤습니다. 감사합니다. /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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