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인권기반 ‘재난 기본소득’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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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재난은 가난한 사람에게 가혹...최소 인간다운 삶 보장해야 / 도니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활동가

2019년 한국판 좀비물로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킹덤’이 코로나19의 현실과 꼭 닮아 새삼 사람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좀비인 생사역을 유발하는 생사초가 중국에서 유입됐다는 점, 한번 생사역에게 물리면 순식간에 감염되어 빠르게 확산한다는 점, 햇빛이 아니라 온도로 활동의 제약을 받는다는 점, 생사역이 발견된 곳은 모두 폐쇄된다는 점(특히 경상도의 동래, 상주)과 치료제가 없다는 점 등 여러모로 코로나19를 떠올리게 한다.

WHO의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인 대유행) 선언 이후 사태의 장기화와 불확실성은 세계 각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 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과 광범위한 피해에서는 제주지역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중국인에 이어 내국인 관광객까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지역의 관광 관련 서비스업(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운수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생계에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재난은 어느 특정 개인 및 집단이나 지역에 큰 타격을 주거나 단기간에 상황이 종료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사회구성원 모두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재난으로 인한 피해는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하다. 따라서 재난으로 인한 피해의 구제 또한 공백과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선별적이고 제한적인 대책이 아니라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재난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하다.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복지시설 이용자들, 마스크 지급에서 배제됐던 돌봄노동자들, 열악한 노동환경의 콜센터 노동자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용직 노동자들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수입이 줄거나 일자리의 잃는 등 최소한의 생계는 물론 생명의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최근 일부 지자체와 정치권에서는 ‘재난 기본소득’에 관한 제안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와 같이 전 도민에게 현금을 지급한다는 재난 기본소득의 제안은 이 요건들 가운데 ‘정기성’을 충족하지 못하지만, 다른 요건들은 갖춘 제한적 기본소득이라 볼 수 있다.

원래 기본소득은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누구에게나 지급한다는 기본소득의 가장 핵심적 기본 원칙인 ‘무조건성’과 ‘보편성’, ‘개별성’이 인권과 만나는 지점이다.

그러나 아직 소득, 피해 정도 등을 차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재난 기본소득을 실행하는 지자체는 단 한 곳도 없다고 하겠다. 1364만명 전 도민에게 1인당 10만원씩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경기도의 경우에도 영주권자,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등 41만8천명에 이르는 외국인은 제외됐다. 이는 명백히 출신국가, 출신민족, 국적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

‘보편이냐 선별이냐’의 논쟁에서 우리는 이미 보편의 힘을 경험하고 있다. 바로 무상급식 이야기다. 특히 제주는 2018년부터 전국 최초로 고교 전면 무상교육을 시행함으로써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부모의 소득이나 재력과 상관없이 차별받지 않고 건강한 밥 한 끼와 교육받을 권리를 누리고 있다. 

재난 기본소득 도입 논의에서도 보편성을 지향하되, 성별, 나이, 장애, 재산과 지위, 지역, 언어, 국적 등에 따라 개인의 무수하게 다양한 정체성과 특수성에 유념해야 하며, 이를 조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즉 건강과 질병 등 재난에 취약한 계층에는 보다 더 두터운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고소득층 및 상위계층에 대해서는 세금 환수를 통해 조세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적 재난 기본소득 도입에 대해서는 재정건전성 악화,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한 의문, 막대한 재원 마련과 전달체계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무엇보다 도민들의 충분한 공감대가 중요하다. 이번 기회에 재난 기본소득을 보편적이고 항구적인 기본소득으로 발전시키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예산의 범위 내에서 특정 대상에게 지급하는 또 하나의 시혜적 복지제도가 아니라 보편적 인권에 기반한 적극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 도니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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