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카카오톡 선물 주고받기처럼 획기적 시스템 연구…T/F 직접 지휘”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3일 열린 제381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 도정질문에서 '제주형 지역화폐'를 연내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3일 열린 제381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 도정질문에서 '제주형 지역화폐'를 연내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제주도에서 본격적으로 ‘지역화폐’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3일 민의의 전당에서 “연내 도입”을 약속했고, 준비 테스크포스(T/F)도 직접 챙기겠다고 공언했다.

원희룡 지사는 23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381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 출석, 문종태 의원(일도1․이도1․건입동, 더불어민주당)의 지역화폐 도입과 관련한 질문에 “본격적으로 연구해서 전국에서 가장 발달된 방식으로, 올해 내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지역화폐의 일종인 제주사랑상품권은 민간인 제주도상인연합회가 발행주체이고, 사용범위는 도내 30개 전통시장과 상점가, 동네슈퍼 등으로 한정되어 왔다. 이 밖에 농협상품권, 온누리상품권 등이 통용되고 있지만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제한적이다.

문종태 의원은 “전국적으로 243개 광역․기초 지자체 중 198개 지자체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3월8일 기준으로 발행규모만 3조원에 달한다”며 “최근 제주도에서도 제주사랑상품권 정책전환을 언급했다. 어떻게 할 계획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원희룡 지사는 “지역화폐 발행에 대해 진작부터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최근 시장상인연합회가 전향적으로 나온 부분도 있고 해서 이번이 (지역화폐 발행에 있어)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본격적으로 연구해서 전국에서 가장 발달한 시스템을 올해 내로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문종태 의원. ⓒ제주의소리
문종태 의원. ⓒ제주의소리

문 의원이 “지역화폐 발행과 관련해 국비가 지원된다. 이를 감안하면 제주도는 5%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며 “화폐 종류도 지폐, 카드, 모바일 형이 있는데 자꾸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원 지사는 “전국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형태를 말한 것은 제주는 관광산업, 국제자유도시이기 때문이다. 제주관광의 마케팅과 관련해 멤버십 포인트 등을 결합하면 전국에는 없는 모델이 나올 수도 있다”며 “도지사가 직접 TF를 챙기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지역화폐의 성패가 가맹점 확보에 달려 있다는 점에는 입장이 맞아떨어졌다.

문 의원이 “지금 제주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전통시장과 동네슈퍼 등 5600곳 정도로, 도내 전체 중소 상공인 3만7000곳의 15% 정도에 불과하다. 가맹점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자, 원 지사는 “가맹점 확보를 위해 결재시스템을 개발하고, 모바일로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까지 연구하겠다. 지금 중국에서 통용되는 수준의 획기적인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호응했다.

문 의원이 “카카오톡 선물 주고받기와 같은 형태를 말하는 것이냐”고 되묻자, 원 지사는 “그렇다. 시장상인연합회에서 협조하겠다고 한 만큼 제주 마케팅의 인프라로 제대로 설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도정질문에 나선 고은실 의원(비례대표, 정의당)도 “1년 전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화폐 도입을 제안할 때는 묵묵부답이었지만, 최근 제주형 지역화폐 도입을 위해 행안부와 협의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와 당 차원에서 환영 기자회견까지 했다”며 속도감 있는 추진을 주문했다.

이에 원 지사는 “당초에는 4월부터 T/F를 가동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다소 지연된 측면은 있다. 연내에 도입할 수 있도록 더 속도를 내겠다”며 “다만, 조금 늦어진다고 하면 아마도 그것은 일을 더 크게 벌려서 그럴 것이라고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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