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마구리 울민 마 갇나
맹마구리 울민 마 갇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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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웅의 借古述今] 179. 맹꽁이 울면 장마가 멎는다

* 맹마구리 : 맹꽁이
* 울민 : 울면
* 갇나 : 멎는다, 걷힌다.

맹마구리는 제주 방언이다. 맹꽁이 또는 쟁기발개구리라고도 한다. 하지만 역시 사투리 맹마구리가 훨씬 친숙하다.

6월 첫여름만 되면 요란하게 운다. 그도 그럴 것이 장마철이면 물가에 모여 알을 낳는다. 산란은 보통 밤에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에 한다. 수컷이 울음소리로 암컷을 유인한다. 장마철에 번식하는 것이다.

이런 습성으로 해서 산란기 외에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좀처럼 눈에 띄지도 않는다.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올 때 요란하게 울어대는데, 적이 나타나거나 사람이 만지면 몸을 공처럼 동그랗게 부풀린다.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경계하는 방어기제다.

출처=오마이뉴스.
맹마구리 울음이 더한층 기세를 올리면서 마지막 고비에 이를 무렵이면 줄곧 내리던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출처=오마이뉴스.

어릴 적, 장마철 비가 억수로 쏟아져 동네 풀밭이 대천바다가 됐을 때면, 맹마구리가 목청껏 울어댔다. 어디 있다 나왔는지 한 마리도 눈에 띄지 않다가 연일 비가 내리면 수백 마리가 깊게 고인 물속에서 밤이 지새도록 울었다. 울음소리에 동네방네가 다 떠나갈 지경이었다.

‘낭가지에 걸쳐도 잔다(나뭇가지에 걸어도 잔다)’고 초저녁만 되면 졸던 아잇적 잠인데, 한밤중 자다가 깰 정도로 요란했다.

한데 맹마구리 울음이 더한층 기세를 올리면서 마지막 고비에 이를 무렵이면 줄곧 내리던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마치 장마가 걷힐 걸 미리 알아 최후 발악하듯 맹마구리가 그렇게 울기라도 했던 것처럼.

이렇게 맹마구리 울음소리가 곳곳에서 일제히 들리면, 옛 분들은 ‘아, 이제 장마가 걷히려나 보다’ 했던 것이다. 무턱대고 그렇다 한 게 아니라, 오랜 세월을 살면서 몸으로 겪어 얻은 경험칙이리라.

때로는 요즘 매체에서 뻔질나게 알리는 기상 정보보다 적중하는 수가 있다. 자연 친화, 자연과의 신뢰 관계에서 얻어낸 지혜가 아닐는지. / 김길웅 시인·수필가·칼럼니스트

동보(東甫) 김길웅 선생은 국어교사로서, 중등교장을 끝으로 교단을 떠날 때까지 수십년 동안 제자들을 가르쳤다.1993년 시인, 수필가로 등단했다. 문학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도서관에 칩거하면서 수필, 시, 평론과 씨름한 일화는 그의 열정과 집념을 짐작케한다. 제주수필문학회, 제주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대한문학대상, 한국문인상 본상, 제주도문화상(예술부문)을 수상했다. 수필집 <마음자리>, 시집 <텅 빈 부재>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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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걷나 2020-07-12 14:56:54
갇나???
마 갇나?
제주어로 이게 표현이 맞는가요?
"마 걷나" 란 표현은 들어봤는데 "마 갇나"란 표현은 아닌것 같은데요.
도대체 제주도 어느지방에서 쓰는 제주어인지 궁금하네요.
119.***.***.31

뉘가 2020-07-11 10:54:40
제줏말을 제줏사름이 스스로 사투리라고 하다니 그것도 국문학자라고 자처하는 자가
125.***.***.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