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해역 지나며 세력 급상승...최대 순간풍속 시속 200km-강우량 500mm 예고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북동진하고 있는 제8호 태풍 바비(BAVI). 사진=기상청 위성사진 갈무리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북동진하고 있는 제8호 태풍 바비(BAVI). 사진=기상청 위성사진 갈무리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몸집을 불리며 북상하는 가운데, 제주지역은 25일 밤부터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접어들 전망이다. 태풍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제주를 비롯한 한반도 전체가 태풍의 위험반원인 오른쪽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돼 큰 피해가 우려된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8호 태풍 '바비'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북서쪽 21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12km의 매우 느린 속도로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 975hPa에 중심 최대풍속은 시속 115km(초속 32m)의 강도 '중' 태풍이다.

예상 진로대로라면 25일 오전까지 세력을 키우다가 제주 해상에 진입하면서 수온이 낮은 제주 북쪽 해상을 지나며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25일 오후 3시에는 서귀포 남남서쪽 약 390km 부근 해상, 26일 오전 3시 서귀포 남남서쪽 약 270km 부근 해상까지 접근하겠다. 

태풍 바비가 제주 서쪽 100km 해상까지 가장 근접하는 시간은 26일 오후 3시, 제주시 초근접 시간은 오후 4시께다. 이후 27일 오후 3시에는 백령도 북동쪽 약 270km 부근 육상에 상륙한 후 중국 하얼빈 방면으로 관통하면서 소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태풍 바비는 북진 속도가 더뎌지며 덩치를 급격하게 키우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의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바람이 매우 약하고, 우리나라 남쪽 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30도 내외로 매우 높아 고수온 해역을 통과하면서 태풍이 강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태풍이 가장 강한 오른쪽 반원에 접어들게 되며 바람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태풍 바비는 기세가 가장 강해지는 26일 오전 9시쯤에는 강풍반경이 330km에 달하는 '매우 강' 태풍으로 발달할 전망이다.

태풍 우측의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 영향과 북서쪽에서 접근하는 건조공기 세력의 상대적인 크기가 유동적이어서 태풍의 이동경로가 다소 서쪽으로 치우치는 등 변동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만반의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로 인한 최대 순간풍속은 시속 216km(초속60m)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바람의 세기를 나눈 보퍼트 풍력계급에서 가장 강력한 바람에 해당돼 나무가 뽑히고 배나 자동차가 전복될 수 있는 수준이다.

역대급 맹위를 떨쳤던 2003년 태풍 '매미'의 순간 최대풍속도 초속 60m였다. 2002년 태풍 '루사' 역시 바비와 견주는 수준이었다. 이마저 '매미'와 '루사'는 제주에 근접할 당시 태풍 강도는 '강'이었다.

강한 바람 외에도 시간당 50~80m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우 강한 비에 대한 대비도 요구된다. 기상청은 태풍의 영향을 받는 24일부터 27일 새벽까지 제주에 최대 300mm 이상, 제주도 산지를 중심으로 500mm 이상의 비가 뿌릴 것으로 내다봤다.

제8호 태풍 '바비'의 예상 진로도(사진 왼쪽)와 2012년 제주를 강타한 태풍 '볼라벤'의 진로(사진 오른쪽).
제8호 태풍 '바비'의 예상 진로도(사진 왼쪽)와 2012년 제주를 강타한 태풍 '볼라벤'의 진로(사진 오른쪽).

바비는 2012년 8월 제주에 큰 상처를 남겼던 태풍 볼라벤과 경로와 강도가 유사하다. 당시 볼라벤은 제주 전역에 강풍과 폭우를 쏟아냈고, 주택 침수뿐만 아니라 차량, 신호등, 간판, 가로수, 맨홀 등 각종 피해를 발생시켰다. 연이어 강타한 태풍 덴빈까지 합쳐 제주지역 피해 규모는 1958건, 572억3400만원에 달했다. 

헌편,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풍수해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높이고 1단계 비상근무에 돌입하기로 했다. 향후 태풍의 진로와 세력에 따라 대응 수위는 격상하고 지자체 현장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현장 상황관리관을 파견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는 태풍 북상에 따라 상황별 비상체계 가동에 대비하고, 유관기관과 비상연락 체계 유지를 통해 인적·물자 동원을 위한 협조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피해 우려지역에 대한 사전 예찰과 점검 활동도 실시하고 있다.

해경은 오늘부터 기상특보 해제시까지 연안 안전사고 위험예보를 안전사고 '관심' 단계에서 '주의보' 단계로 격상 발령하고, 연안해역 사고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위험예보 기간 중 소속서 파‧출장소 옥외 전광판, 홈페이지 등을 이용한 홍보와 관내 항‧포구 및 위험구역 등 102곳을 중심으로 순찰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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