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서서히 접근하면서 25일 제주는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겠다. 태풍의 규모가 거세지고, 제주를 비롯한 한반도가 태풍의 위험반원인 오른쪽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각별한 대응이 요구된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8호 태풍 바비는 이날 오전 3시 기준 서귀포 남쪽 약 530m 부근 해상에서 시속 3km의 아주 느린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 965hPa에 최대풍속은 시속 133km(초속 37m), 강풍반경 330km로, 강도는 '강'이다.

전날에 비해 더 느려지고 더 거세진 태풍 바비는 오늘 오후 3시께 서귀포 남서쪽 약 390km 부근 해상까지 접근한 후 26일 오후 3시에는 서귀포 서쪽 약 110km 부근 해상까지 근접하겠다. 제주는 사실상 오늘 밤부터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접어들게 된다.

제주에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에는 최대풍속 시속 162km(초속 45m)의 강풍반경 420km인 '매우 강'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바람의 세기를 분류한 풍력계급에서 사람이 날아갈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다.

이동속도가 더뎌진 태풍 바비는 우리나라 남쪽 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30도 내외로 매우 높아 고수온 해역을 통과하면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 제주 해상에 진입하면서 수온이 낮은 제주 북쪽 해상을 지나며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는 태풍이 가장 강한 오른쪽 반원에 접어들게 되며 바람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기상청은 제주남쪽먼바다에 태풍주의보, 제주도와 제주도앞바다, 남해서부서쪽먼바다에 태풍예비특보를 발효했다. 제주도 산지에는 강풍주의보, 제주도앞바다와 남해서부먼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각각 발효중이다.

태풍이 몰고 온 비구름대로 인해 25일부터 27일까지 제주에는 100~300mm, 산간지역은 500mm이상의 비가 쏟아지겠다.

헌편,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풍수해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높이고 1단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향후 태풍의 진로와 세력에 따라 대응 수위는 격상하고 지자체 현장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현장 상황관리관을 파견할 방침이다.

제주도는 태풍 북상에 따라 상황별 비상체계 가동에 대비하고, 유관기관과 비상연락 체계 유지를 통해 인적·물자 동원을 위한 협조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피해 우려지역에 대한 사전 예찰과 점검 활동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