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내년도 생활임금을 현재 1만원에서 1.5% 인상된 1만150원으로 최종 결정한 것과 관련,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14일 성명을 내고 "제주도는 생활임금 150원 인상으로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지 대답하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제주도는 세수여건 악화와 코로나19 국면의 긴축 재정 상황을 감안해 생활임금을 1.5% 인상했다고 설명했다"며 "코로나19 위기가 재정악화를 불러 온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도 있는 상황이나, 그럼에도 실질적인 생계보장 수준의 생활임금 인상이 갖는 의미를 여전히 제주도는 이해하지 못하거나 외면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활임금은 노동자가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이다. 그 취지가 코로나19 시대라고 해서 후퇴할 수는 없다. 오히려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저임금 노동자가 생계를 충분히 이어갈 수 있도록 제주도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했다"고 성토했다.

또 "코로나19로 기본적인 생계비용이 감소한 것도 아닌데 고작 1.5% 인상으로 저임금 노동자가 인간다운 삶을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제주도는 행정의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제주도가 생활임금 제도를 바라보는 행정편의주의적 인식도 지적받아 마땅하다. 생활임금을 결정하는 회의를 단 한차례, 그것도 사전에 제주도가 일방적으로 정한 ‘동결 또는 1.5% 인상’이라는 두 가지 안 중 선택을 강요하는 졸속적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코로나19 위기는 지속될 것이고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존의 위기도 계속될 것"이라며 "생활임금 결정 절차에 대한 개선과 더불어 전국 최하위 수준의 제주지역 저임금 노동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당장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통해 4인 가구 전국 평균 실태생계비를 기준으로 제주지역 생활임금을 시급 1만1260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