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교육위, 기초학력 미달 미온한 대응 지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제주도내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교육당국의 대응이 여전히 미진하다는 질책이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부공남) 김장영 교육의원은 22일 제주도교육청의 2020년도 전반기 업무추진상황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도교육청이 기초학력 미달 문제를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장영 교육의원. 

김 의원은 "국가 차원에서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고 있는데, 지난해 응시한 4개 고등학교는 중앙여고, 남주고, 신성여고, 오현고의 두 학급씩 총 284명이었다"며 "과연 이 학교들을 평가해 기초학력을 논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물었다.

상대적으로 성적이 뛰어난 동지역 일반계고등학교를 표본으로 삼았기에 실질적인 기초학력 미달 현황을 파악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문영봉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은 "제주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평가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표집하는 과정에서 각 학교가 선정된 것 같다"며 "제주교육청은 기초학력 보정 시스템으로 진단하고 검사하면서 기초학력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초중등교육법에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파악해서 학습 결손을 보충해주고 교육 질을 개선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파악하도록 하고 있다"며 "학교별로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모른다고 하니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기초학력 저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전수평가를 제안했지만, 문 국장은 학교와 학생 간 서열을 조장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부공남 위원장은 "흔히 교육현장에서 강조하는 지·덕·체는 어느 하나 우선될 것 없이 중요한 덕목인데, 도교육청은 기초학력 미달 문제를 제기하는 도의회에 반발하는 듯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호통을 쳤다.

부 위원장이 지적한 설문조사는 지난 6월 도교육청이 실시한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도민 여론조사'로, 조사에는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학교교육에서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것'에 대한 질문이 포함됐다. 이 질문에는 '인성'이라는 답변이 66.8%로 가장 많았고, 건강 49.6%(이하 중복), 안전 39.3%, 창의력 30.8%, 학력 10.9% 순이었다.

부 위원장은 "도교육청이 설문조사를 통해 마치 학력이 아이들의 교육에 중요하지 않은 것 처럼 결론을 냈다. 지·덕·체가 중시돼야 하는 교육현장에서 이런 질문을 한 것 자체가 의도를 의심케 한다. 이런 것 하나로 신뢰를 깨뜨리게 되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