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육청 제5회 수업나눔축제 개최...11~18일 온라인 진행

"수업은 요리다. 같은 재료라도 요리사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온다."
"수업은 교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끈이다"
"수업은 학생과 교사들의 역사다"
"수업은 성장이다.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밝은 미소와 따뜻한 교실의 온기까지 앗아갔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례 없는 대위기 속에서 소임을 잃지 않은 제주의 교사들은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수업의 혁신'이 있다.

학생들이 성장하고, 교사들이 공감하고, 학부모가 응원하는 교육을 만들어가기 위한 '제5회 수업나눔축제'가 'ON과 OFF 사이, 배움을 잇다'라는 주제로 11일부터 18일까지 비대면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올해 수업나눔축제는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바뀌는 제주 학교 현장의 이야기가 공유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따라 학교 현장이 어떻게 변하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고민하는 자리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넘나다는 혼란 속에서 교사로서의 헌신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축제 첫날인 11일에는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개막식이 열렸다.

11일 제주학생문화원 소강당에서 열린 '제5회 수업나눔축제' 개막식. ⓒ제주의소리
11일 제주학생문화원 소강당에서 열린 '제5회 수업나눔축제' 개막식. ⓒ제주의소리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인사말을 통해 "갑자기 찾아온 위기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선생님들의 사랑이다. 물리적으로 거리가 떨어진 상황에서도 선생님들은 더 많은 사랑으로 수업을 채워줬고, 아이들과 눈을 마주쳐줬다"며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사랑으로 눈을 맞추며 일어나는 따뜻한 변화이며 행복하기도 한 과제"라고 규정했다.

이 교육감은 "코로나 19로 만들어진 새로운 수업의 환경과 경험 고민은 수업의 혁신을 앞당기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이번 축제에서 수업의 본질을 실현하기 위해 협력과 지혜를 적극 모아달라. 미래교육 희망을 키우고 수업이 행복한 학교 현장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부공남 제주도의회 교육위원장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선생님들의 열정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단지 수업방법이 개선이 안되고 혁신이 안돼 그동안 해왔던대로 수업했기 때문이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번 수업나눔축제를 통해 선생님들의 좋은 수업사례와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수업 개선을 위해 혁신적인 방법을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날 개막식에서 고병헌 성공회대학교 교수는 '위대한 이름, 교사'라는 특강을 통해 제주지역 교사들의 열정과 헌신을 적극 격려했다.

고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교사는 누구보다 뛰어난 이들이다. 최고의 능력을 갖췄다는 것은 억지일 수 있지만, 어느 집단에도 밀리지 않는 저력을 니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위기에서 '나는 모르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라며 어려움을 겪고 있겠지만, 교사와 같이 뛰어난 이들이 이해가 안가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도 도움이 안되는 내용이다. 용어가 낯선 것은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까지는 아무나 지식과 정보에 접촉할 수 없다보니 인격보다는 정보의 고급과 희소성이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요소였다. 학벌이 중요했던 것도 그 사람이 대학 4년 간 고난도의 지식을 접하는지 출신 학교에서 나오니까 계속 따라다녔던 것"이라며 "이제 엊그제 일이 됐다. 앞으로는 기술적인 능력이 아닌 인품적 창의성이 핵심 자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일 제주학생문화원 소강당에서 열린 '제5회 수업나눔축제' 개막식. ⓒ제주의소리
11일 제주학생문화원 소강당에서 열린 '제5회 수업나눔축제' 개막식에서 특강에 나선 고병헌 성공회대학교 교수. ⓒ제주의소리

고 교수는 "4년 전 이세돌을 이긴 알고리즘 '알파고'가 인간을 이겼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알파고는 바둑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지 않나. 그건 너무나 큰 차이"라며 "교육적 생산 양식과 물질의 생산 양식은 달라야 한다. 교육이 원하는 인재상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고 교수는 "세상이 찾고 있는 리더십의 핵심은 인간이 뿜어내는 아름다움이다. 이 사람이 지혜미, 절제미, 배려의 느낌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에게 예측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발견했을 때 세상은 희망차다. 저 생명체가 이 땅의 교육을 책임질 때 얼마나 선한 세상이 올까 하는 기대감"이라며 교사로서의 소양을 키워나갈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수업은 정말 중요한데, 경로로 중요한 것이다. 아이들은 수업을 통해 교사의 존재를 경험하지만, 교사가 곧 현실이고 세상"이라며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답할 수 있을 때 교사의 존재는 교육의 설레는 희망이 될 것"이라고 힘을 붇돋웠다.

한편, 오는 1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수업나눔축제는 학교급 및 전문적학습공동체 6개 분과의 수업 사례 발표가 이어진다.

제5회 학생나눔축제 인트로 영상 갈무리.

12일 진행되는 초등학교 수업 나눔에서는 ‘변화의 길 위에서 수업 고민하기’를 소주제로 원격수업에 대한 교사의 고민을 나누고, 수업사례를 고민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13일 전문적학습공동체 사례 나눔은 ‘배움과 성장을 위한 우리들 이야기’라는 소주제로 전문적학습공동체 20개팀이 수업과 교육을 위해 실천한 사례를 발표·공유한다. 

14일 유치원 수업 나눔은 ‘유아교육! 놀이로 디자인하다’를 소주제로 연구학교 운영사례와 전문적학습공동체 사례, 놀이 수업 사례 등이 공유된다. 16일 진행되는 특수교육 수업 나눔 소주제는 ‘우리는 길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다. 특수교사,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수업사례 공유와 함께 ‘유퀴즈 인 더 제주’ 라는 인터뷰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특수교육대상 학생 교육과 수업에 대한 솔직한 대화가 이뤄진다. 

17일 예정된 고등학교 수업 나눔은 ‘위기 속에서 함께 길을 찾다’를 소주제로, 온라인 수업의 시행착오와 원격수업 플랫폼별 활용사례와 평가 연계 방안 등이 다뤄진다. 마지막 날인 18일에 예정된 중학교 수업 나눔 소주제는 ‘온라인 수업에서 살아남기’다. 

학생과 교사, 관리자가 함께 블렌디드 수업 사례와 고민을 공유하고, 콘텐츠 활용 온라인 수업에서 효과적인 피드백 방법 찾기, 쌍방향 온라인 수업 120% 활용하기에 관한 사례 공유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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