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도의회, 해안사구 보전 정책 발굴 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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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해안사구 관련 보전 정책을 발굴하는 토론회가 2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제주의소리

개발에 따른 환경 파괴 등 이유로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제주도 해안사구 관련 보전 정책을 발굴하는 논의의 장이 펼쳐졌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농수축경제위원회·기후변화대응발전연구회는 2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제주도 해안사구 보전 모색을 위한 정책 발굴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강성의 환경도시위원장을 비롯해 △이상봉 도의회 기후변화대응발전연구회 대표의원△현길호 농수축경제위원장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 △최광희 가톨릭관동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 △고제량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 △정상배 제주자연학교장 △부석희 평대리 주민 △고범녕 제주도 환경정책과장 △좌임철 제주도 해양산업과장 등이 참석했다. 

좌장을 맡은 강성의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제주도 해안사구 실태와 자연자원으로서 해안사구에 대한 관리 체계가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라며 “초보적인 시작이지만, 발전적인 해안사구 관리보전 정책이 도출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역시 “이번 토론회를 통해 해안사구를 지키기 위한 좋은 정책 대안들이 발굴돼 해안사구 복원의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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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발표에 나선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사진 왼쪽)과 최광희 가톨릭관동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 ⓒ제주의소리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최광희 가톨릭관동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해안사구의 가치, 국내 사구 현황과 관리 실태’를 주제로 해안사구의 가치와 보전이유에 대해 발표했다.

최 교수는 “사구는 바람을 막고 마을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효율 좋은 방파제 역할을 한다”라며 “파손되면 복구해야 하는 인위적 방파제와 다르게 스스로 복구하는 친환경 방파제”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해안사구는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등 다양한 모래 생물이 살아가는 서식처이자 퇴적으로 만들어진 고환경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라며 “네덜란드는 방파제가 사구와 사빈 형성 과정을 방해하지 않도록 경성 구조물의 설치를 금지하는 법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국 해안사구는 개발압력에 따라 파괴되는 등 자연성이 떨어지고 있다. 사구가 자연순환될 수 있게 유도하거나 인공 순환이 될 수 있도록 양빈하는 것도 보전 방법”이라며 “순환 과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다. 꾸준한 관심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 해안사구 문제를 꾸준히 연구, 분석해온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이 ‘제주도 해안사구의 관리 실태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양수남 대안사회국장은 △화산지층 위 형성된 독특한 해안사구 △해안사구로 인해 형성된 독특한 위석회 동굴 △도민 삶과 깊이 연결된 해안사구 △높은 생태적 가치 등 제주도 해안사구 특징과 가치를 설명했다. 

양 대안사회국장은 “화산재가 날리면서 지층을 만들고 그 위에 모래가 쌓이며 형성된 해안사구는 제주도만의 독특한 모습”이라며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역시 그 위로 쌓인 모래 성분이 녹아 스며들며 화려한 자태를 만들어냈다”고 소개했다.

이어 “평대의 경우 해안사구가 마을과 마을공동체를 형성하는 핵심이 된다. 4.3 당시 몸을 피했던 역사도 남아 있는 만큼 중요한 곳”이라면서 “바다거북이 산란을 위해 돌아오는 장소이기도 한 높은 생태적 가치를 지닌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빈 작업을 통해 해안사구를 복원하는 작업은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방문객이 늘어나며 발생하는 담압 훼손 문제나 해안사구 사유화 문제 등을 제도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의 근본적인 해결책과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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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좌장을 맡은 강성의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 고제량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 ⓒ제주의소리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은 “해안사구는 지질학적 학술 가치가 매우 높지만, 해안사구 보전에 대한 관점은 전혀 없다”며 “해안사구 퇴적층을 통해 성산일출봉의 연대를 알아내기도 한 만큼 중요한 해안사구를 잘 지켜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고제량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는 “해안사구를 보전하기 위해 주민 참여는 꼭 필요하다. 주민들은 해안사구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데다 그 지역에서 계속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라며 “1년 안에 해안사구 보전지역을 한 곳이라도 지정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안사구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생명과 문화가 숨 쉰다. 주민들이 해안사구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이 따랐으면 좋겠다”라며 “사구에서 살았던 지식과 역사를 설명하는 등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주민참여를 위해선 주민들이 사구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야 한다. 사구에서 공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마련해 준다면 인식 전환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보호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상배 제주자연학교장은 “식물들의 서식지로 해안사구 보전 전략을 세우는 것도 좋겠다. 해안사구 마스코트를 만들고 보전지역을 지정하는 등 머리를 맞대 우선순위를 정해서 보호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평대리 마을여행 안내자로 활동하는 부석희 평대리 주민은 “정책을 만들고 실현할 때 지역 주민들과 같은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진행했으면 한다. 그렇게 된다면 주민들도 잘 이해하고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디서나 볼 수 없는 제주도에 남아 있는 것들을 지킬 수 있었으면 한다. 마을이 가진 소중한 가치를 찾아 주민들과 논의하고 보전 관리 방안을 도출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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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정상배 제주자연학교장, 부석희 평대리 주민, 고범녕 제주도 환경정책과장, 좌임철 제주도 해양수산과장. ⓒ제주의소리

이어 해안사구 보전관리 담당 부서인 고범녕 제주도 환경정책과장과 좌임철 해양산업과장이 토론 답변에 나섰다. 

고범녕 과장은 “해안사구의 기능이 사라지고 가치를 인식하지 못해 개발이 이뤄지고, 미흡한 조사로 인해 해안사구 관리가 부실해지고 있다”며 “해안사구를 중심으로 한 시책이 아직 없지만, 토론회를 계기로 다양한 대책이 마련될 것 같다. 개선방안과 발전된 해안사구 보전 정책을 만들겠다”고 대답했다. 

좌임철 과장은 “그동안 해안사구에 대한 가치와 인식 부족으로 개발이 우선시 되며 자연 해안선이 훼손돼왔다. 앞으로 해안사구에 대한 실태조사와 정기 모니터링 등을 진행하고 보호지역 설정 및 개발행위 제한 등을 통한 체제 정립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주 특성에 맞는 해안사구 보전 평가 체계를 마련해 침식 유형별로 대응하겠다. 지역 주민과 전문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지역협의체를 마련해 인식 저변을 확대하고 도출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정책적 연속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 필요성을 언급하며 조례를 통해 해안사구를 보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웅 사무처장은 “해안사구 대부분은 공유수면이거나 절대보전지역에 포함된 곳이 많아 다시 보전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에 큰 무리가 없다”며 “조례를 통해 보전지역으로 지정한다면 보전 필요성을 강조하는 행위로 홍보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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