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세(有名稅)’를 튼내며
‘유명세(有名稅)’를 튼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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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66) famous 유명한

fa·mous [féimǝs] ɑ. 유명한
‘유명세(有名稅)’를 튼내며
(‘유명세(有名稅)’를 떠올리며)

famous의 fa(m)은 ‘말하다(=to say)’를 뜻한다. 이 fa(m)에서 나온 낱말로는 fable ‘우화(寓話)’, preface ‘서언(序言)’, defamation ‘명예훼손(名譽毁損)’ 등이 있다. famous의 어원적 의미는 말 그대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이다. ‘유명(有名)’이란 개념이, 동양 문화권에서는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는 것’으로서 선망(羨望)의 대상(object of envy)이 되지만, 영어 문화권에서는 ‘구설(口舌)에 오르내리게 되는 것’으로서 주의(注意)의 대상(object of caution)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유명(fame)’과 관련하여 ‘유명세(penalty of popularity)’라는 말이 있다.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탓으로 당하는 불편(inconvenience)이나 곤욕(trouble)’을 속되게 이르는 말인데, 그런 불편이나 곤욕을 겪게 되는 것을 세금(tax)에 빗대어 ‘유명세를 치른다’고 하는 것이다. 유명해서 얻게 되는 부가가치(added value)들이 있는 만큼, 그에 대한 세금도 유명세로서 당연히 치러야만 한다는 논리(logic)이다. ‘유명’이 빛(light)이라면 ‘유명세’는 그 빛에 따르는 그림자(shadow)인 셈이다.

유명세는 앞으로 점점 더 가혹해 갈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 구설수가 없을 순 없겠지만, 유명인들의 사생활도 마땅히 보호해주어야 하는 것이므로 사회공동체적인 차원에서 말에 대한 대대적인 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영향력 있는 리더가 되려면 칼과 칼집이라는 두 축을 갖춰야 한다. 칼은 콘텐츠, 즉 내용이다. 그것은 내가 축적한 지식이며, 연마한 실력이며, 경험을 통해 쌓아 올린 노하우다. (중략) 그러나 명검일수록 칼집이 좋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칼은 날카롭고 위험한 것이어서 아무것이나 막 베어버리는 도구로 전락해버린다. 칼이 실력이나 능력이라면 칼집은 인성(character)이다. 그것은 겸손(humility)이고 인내(patience)이며 자기절제(self-discipline)인 것이다.

- 한홍의 「칼과 칼집」 중에서 - 

어떤 실력이나 능력이 있어서 유명하게 되는 것이라면, 겸손과 인내와 자기절제 등은 그에 따른 유명세를 감당하는 바탕(foundation)이 된다. 유명세를 치를 인성이 부족한 사람이 유명인이 되면 그만큼 위태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인사청문회(personnel hearing)를 기피하는 정치인(politician)이나 고위공직자들(high ranking officials)은 유명세라는 게 얼마나 가혹한가를 잘 알고 있어서 의식적으로 그걸 피하려는 사람들인 셈이고, 과거 학교폭력(school violence) 등으로 곤욕을 치르는 유명 연예인(celebrities)이나 운동선수들은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날 갑자기 엄청난 금액의 유명세 고지서(tax notice)를 받아들게 되어 어쩔 바를 모르는(embarrassed) 사람들인 셈이다.

문제는, 갖가지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등장하면서부터 유명으로 인해 치르는 유명세가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너무 가혹하고, 앞으로 점점 더 가혹해 갈 것이라는 점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 구설수(口舌數)가 없을 순 없겠지만, 유명인들의 사생활(private life)도 마땅히 보호해주어야 하는 것이므로 사회공동체적인 차원에서 말에 대한 대대적인(on a large scale) 반성(reflection)이 필요하다고 본다. ‘말로써 서로를 해치는 세상’보다 ‘말로써 서로를 살리는 세상’이 되기를 모두가 소망하기에. 

말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 하는 것이
남의 말 내가 하면 남도 내 말 하는 것이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 김천택의 「청구영언」 중에서 -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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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1
김영표 2021-04-30 09:45:24
맞습니다.
칭찬에 고래도 춤을 춘다.
그냥 가볍게 악풀을 달았다가 모검사가 사직했다고 합니다.
항상 언행에 조심하고, 사람을 살리는 선풀운동에 동참하겠습니다.
서울에서 법무사 김 영표 드림
220.***.***.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