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숙 의원, 관음사 등 4.3유적지 체계적 관리 주문

제394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하고 있는 강민숙 의원.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394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하고 있는 강민숙 의원.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강민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30일 제394회 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5분발언을 통해 관음사 일대 4.3유적지 보존과 등록문화재 지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강 의원은 "4.3 말기 무장대와 군 토벌대가 가장 치열하게 교전을 벌인 곳은 관음사다. 관음사 주변 무려 5만여평의 밀림지대에는 무장대와 토벌대의 초소들, 군 숙영지, 피난민들의 삶의 터전들이 곳곳에 남아있고, 4.3 당시 군 토벌대에 의해 불타버린 아픈 상처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은 짙은 솔 내음과 은은한 목탁소리만 들릴 뿐 이곳이 4.3 유적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4.3 유적지로도, 나아가 등록문화재로도 지정되지 않은 채 울창한 밀림 속에 묻혀가고 있다"며 "4·3의 비극과 상흔이 남아있는 곳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방치되고 있다. 4.3의 역사는 보호받지 못한 채 하나씩 지워져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강 의원은 "4.3의 아픔을 부모 세대로부터 생생히 전해들은 본 의원조차 함께 간 전문가의 설명이 없었다면 이곳이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그리고 토벌대를 피해 처참하게 생활했던 도민들의 피난처라고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제대로 보존되지 않는다면 미래 세대들은 단순히 이끼 낀 돌무더기로 밖에 인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 의원은 "제주도가 제주4.3 유적지를 보전하지 않으면서 4.3의 전국화, 4.3의 세계화를 외치는 것은 모순이다. 4.3 유적지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온전히 미래 세대에 넘겨주는 게 우선이자, 선행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관음사 일대 4.3 유적지를 체계적으로 복원하고 보존하는 동시에 등록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현재 관련 연구 용역은 진행되고 있지만 제주도정의 관심과 노력이 뒷받침돼야만 등록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현재 4.3 유적지 중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수악주둔소 한 곳 뿐이다. 4.3의 비극, 나아가 평화와 상생으로 거듭나고 있는 제주의 역사를 후대에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조사와 함께 문화재지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