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공부신(工夫神), 만능신(萬能神)이 아냐
난 공부신(工夫神), 만능신(萬能神)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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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호의 짧은 글, 긴 생각] 스물 아홉 번째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제주출신의 공학자, 이문호 전북대학교 초빙교수가 '제주의소리' 독자들과 만난다. 제주다움과 고향에 대한 깊은 성찰까지 필자의 제언을 ‘짧은 글, 긴 생각’ 코너를 통해 만나본다. / 편집자 주

오스카 여우조연상 윤여정 이야기를 담은 언론 보도를 먼저 소개한다.

지난 4월 25일 미국 LA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인 최초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에게 250벌 넘는 의상 협찬 제의가 있었지만, “나답고 싶다”며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6일(현지시각) 윤여정의 아카데미 시상식 스타일링을 맡은 앨빈 고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윤여정 선생님에게 ‘옷을 입어달라’고 매달렸다”며 “하지만 윤여정은 화려한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다른 보도 내용이다.

배우 윤여정(74)에 무례한 질문을 했다는 지적을 받은 미국 영상 매체가 논란이 인 인터뷰 영상 일부를 결국 27일 삭제했다. 하지만, 별다른 사과나 해명 없이 해당 부분만 영상에서 빼 '사과해야 한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엑스트라TV는 유튜브 계정에 올린 윤여정 인터뷰 영상 중, 윤여정이 "나는 개가 아니다, 그의 냄새를 맡지 않았다"고 답한 부분을 이날 삭제해 서비스했다. 리포터가 윤여정에게 "브래드 피트와 무슨 얘기를 했고, 분위기는 어땠나(What did you guys talk about? And what did he smell like?)"라고 물은 게 상황 상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빗발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여정의 말은 촌철살인(寸鐵殺人)이다. 한 치의 쇠붙이로도 살인한다는 뜻으로, 간단한 말 한마디로 남을 감동시키거나 사물의 급소를 찌를 수 있다는 비유의 말이다.

촌천살인에 대응하는 말이 일당백이다.

일당백(一當百)하면, 김영관 도백이 있다. One Star 장군, 말보다 제주도민을 하늘로 받들어!

최근 원희룡 지사(38대)가 도민의 밥상을 걷어찼다. 1% 대권을 위해서란다. “제주도민들에게 정말 맛있는 밥상을 차려서, 완수하기 까지는 다른데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고 했다. 그로부터 3년 가까이 흐르는 동안 원 지사의 시선은 툭하면 서울로 향했다. 정말 맛있는 밥상이 도민에게 얼마나 차려졌는지는 의문이다. 역대 지사 중 딱 3년을 하고도 제주 역사를 쓴 분이 바로 12대 김영관 지사다. 해군 준장 출신으로 일당백을 했다. 제주 지하수 개발 초석 다지고, 도내 최초 현대식 관광호텔 건립에 이바지했다.

다음은 김영관 전 지사에 대한 언론 보도다.

5.16도로 개설과 함께 제주의 지하수 개발에 앞장서 온 김영관 전 제주도지사가 최근 별세했다. 항년 96세. 해군은 3월 22일 “김영관 제8대 해군참모총장이 21일 오후 10시 별세했다”고 밝혔다. 1946년 해군사관학교 1기생인 고인은 해군대학 총장, 한국함대 사령관 등 주요 직책을 역임했다. 6.25 전쟁에서 통영상륙작전에 참가해 공로를 인정받아 금성충무무공훈장을 받았다.

김 전 총장은 1961~1963년 현역 준장 신분으로 제12대 제주도지사를 역임했다. 고인은 도지사로 재임했던 1961년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연결하는 너비 6m, 폭 4m, 총길이 41.16㎞의 5.16도로를 개통했다. 그해 10월에는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에 땅을 파서 지하수를 끌어 올렸다. 미국 전문가와 심정 굴착기를 동원해 72m 깊이로 파 내려가 제주에서 첫 지하수 관정을 개발했다. 이 외에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내 최초의 현대식 호텔인 제주관광호텔 건립에 이바지했다. 제주도민들은 그의 공적을 기려 1967년 4월 한라산 성판악 입구에 공적비를 세웠다. 고인은 인터뷰에서 “5.16도로로 이름 붙여진 한라산 횡단도로의 개설계획은 박정희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중앙정부의 관료들의 반대에 부딪혀 휴지조각으로 사라질 뻔했다”며 “박 대통령이 제주도의 특수한 사정을 헤아리고 한라산횡단도로 개설공사를 과감하게 결정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김 지사는 부임할 당시 제주지역 상수도 급수인구는 10%에 머물렀다. 고인은 미국 기술진에 이어 순수한 국내 기술진에 의해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에서 심정 굴착을 착수해 지하수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1962년 4월 정부 예산을 들여 애월 신엄지구, 서귀포 하효지구, 중문지구, 안덕 화순지구, 제주시 외도지구에 지하수를 개발해 상수도 공사에 착수했다. 제8대 해군참모총장으로 취임한 고인은 1969년 1월 해군 최초로 대장으로 진급했다. 전역 후에는 영남화학사장, 주베트남 대사 등을 역임했으며, 주 베트남 대사 재직 당시인 1975년 북베트남 무력 공격 시 대사관 직원과 교민, 피난민들을 안전하게 철수시킨 ‘십자성 작전’을 성공시켰다. 해군은 2016년 제주도 발전과 민군 화합·상생에 헌신한 고인의 뜻을 기려 제주 민군 복합 문화센터의 명칭을 ‘김영관 센터’로 명명했다. 

제주 사람들은 김영관 지사의 ‘반반(半半)’지사가 나타나길 바랐다. 그러나 무위(無爲)였다. 우근민 전 지사는 27·28·32·33·36대 무려 다섯 번 지사를 하면서 제주 개발 미명 아래 제주 원형을 파괴하는데 앞장섰다.

그는 임기를 포기하는 마지막 연설을 하게 됐다. “불초 龍은 만능신(萬能神)이 아니었습니다. 부덕의 소치(所致)입니다. 저는 물러갑니다.” 꾸벅 큰 절.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그는 임기를 포기하는 마지막 연설을 하게 됐다. “불초 龍은 만능신(萬能神)이 아니었습니다. 부덕의 소치(所致)입니다. 저는 물러갑니다.” 꾸벅 큰 절. 지난 4월 21일 도정 질문에서 원희룡 제주지사가 3선 도지사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마침 그때, 대한민국 1등 수재로 공부신(工夫神), 룡(龍)이 나타났다. 도민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한라산 같은 큰 바위 얼굴이라고 했다. 그러나 공부신은 공부로 끝났다. 그는 7년간 도 살림을 맡은 가운데 도의회와 잦은 충돌이 빚어지곤 했다. 그는 임기를 포기하는 마지막 연설을 하게 됐다. “불초 龍은 만능신(萬能神)이 아니었습니다. 부덕의 소치(所致)입니다. 저는 물러갑니다.” 꾸벅 큰 절.

도의원들은 공치사(功致辭)를 할 줄 알았다. 도의원 한 사람, 두 사람 일어서면서 기립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소설이 끝장이었다.

# 이문호

이문호 교수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출신 전기통신 기술사(1980)로 일본 동경대 전자과(1990), 전남대 전기과(1984)에서 공학박사를 각각 받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서 포스트닥(1985) 과정을 밟았다. 이후 캐나다 Concordia대학, 호주 울릉공- RMIT대학, 독일 뮌헨,하노버-아흔대학 등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1970년대는 제주 남양 MBC 송신소장을 역임했고 1980년부터 전북대 전자공학부 교수,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세계최초 Jacket 행렬을 발견했다. 2007년 이달의 과학자상, 과학기술훈장 도약장, 해동 정보통신 학술대상, 한국통신학회, 대한전자공학회 논문상, 2013년 제주-전북도 문화상(학술)을 수상했고 2015년 국가연구개발 100선선정, 2018년 한국공학교육학회 논문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제주문화의 원형(原型)과 정낭(錠木) 관련 이동통신 DNA코드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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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호 2021-05-17 09:52:53
고성찬선생전화번호 알려주세요
1.***.***.170

이문호 2021-05-17 08:03:45
아,정말 오랫만입니다.
전주와 고향을 오가고있읍니다.전화로 일단뵙지요.
01023702463.
고맙습니다.
125.***.***.80

고성찬 2021-05-17 07:09:00
이문호 중위님! 중위님의 대면 상봉이 아닌 지면 상봉이군요. 저는 100병기대대 고성찬 입니다. 그간 육지서 교수님 하신다는 소식은 접한적이 있긴 한데 이곳 제주의 소리를 통해 접하고 너무 반가웠니다. 저도 이제 다 늙어서 사회생활은 이제 끝입니다만 한번쯤 보뵜으면 영광이겠습니다.. 기다려도 도겠습니까? 무례.....
121.***.***.196

석림 2021-05-16 17:53:52
" 생각을 바꾸면 마음이 바뀌고 마음을 바꾸면 행동이 되고 행동을 바꾸면 습관이 되고 습관을 바꾸면 인격이 된다." 라는 말이 있다.
그 어떤 영재도 만능일 수는 없다.
도백으로서의 초심은 알 수 없겠으나 어쩜 도백의 위치를 통해 "step by step" 으로 대권을 노렸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오로지 도민을 위한 도정을 이끌었더라면 "난 공부의 신, 만능이 아냐. " 라는 변명은 없지는 않았을까?
도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즐거운 맘으로 노력했더라면 이런 어색한 표현은 없었으리라 믿는다.


아무튼 제주인으로서 대권의 꿈이 이루어 지길 빈다.
106.***.***.171

권기열 2021-05-14 07:17:22
공부의신 원희룡지사의 머리에도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인성이 좋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18.***.***.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