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92) 해녀콩 -콩과-

이번 주에는 무더운 여름날 제주의 바닷가에 피어나는 해녀콩을 소개해 드립니다.

바다의 모래사장이나 돌 틈에서 척박하게 살아가는 해녀콩은 제주 해녀의 삶과 닮아 있는 듯합니다.

해녀콩은 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원하지 않는 아기를 가졌을 때 해녀들이 이 콩을 먹어서 아기를 떼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얼마만큼을 먹어야 할지 몰라 너무 많이 먹어서 목숨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전해지는 해녀콩 이야기입니다.

사진=문성필. ⓒ제주의소리
사진=문성필. ⓒ제주의소리

여름이 절정으로 다가가는 7월이 되면 제주도의 바닷가에는 일부 지역에서 이 해녀콩들이 하나, 둘 피어납니다.

여름 무더운 날씨에 연한 홍자색의 꽃을 피우는데 잎은 칡의 잎처럼 둥글고 3출엽으로 아주 큰 편입니다.

사진=문성필. ⓒ제주의소리
사진=문성필. ⓒ제주의소리

무더운 여름날 해녀콩이 필 무렵에도 어김없이 제주의 해녀들은 물질을 하러 나가곤 합니다.

이 해녀콩이 피는 제주의 해안가 마을 모두가 해녀가 있는 지역들입니다.

그래서 모진 세월을 마주하는 해녀의 삶에 빗대어 해녀콩이라는 이름을 달아 주었나 봅니다.

며칠 전 해녀의 삶과 애환을 그린 영화 ‘빛나는 순간’의 시사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검은 현무암 돌덩이를 철썩 때리는 파도를 따라 저 멀리 바다로 시선을 옮기다 보면 보이는 테왁, 그 아래서 숨을 참아가며 열심히 물질하는 주인공 진옥(고두심 분). 극중 나이 일흔 둘의 제주해녀다. 파도가 몇 차례나 부서진 끝에야 수면으로 올라와 턱 끝까지 참아왔던 숨을 터뜨리는 그의 숨비소리는 마치 힘들고 척박한 삶을 살아온 삶의 한풀이면서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 같기도 하다.’

<내용출처 : 제주의소리 기사 중>

사진=문성필. ⓒ제주의소리
사진=문성필. ⓒ제주의소리

커다란 잎사귀 사이로 고운 꽃망을을 가진 군락의 해녀콩을 담아 봅니다.

제주의 여인들은 오래전부터 강인하다는 인상을 많이 심어 주었는데, 바닷가에서 물질을 하고 또 밭에 나가 김을 메고 집안일을 하는 등 쉴 틈이 없는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 해녀의 삶을 생각하며 해녀콩을 대면하면 이 작은 야생화 해녀콩이 슬픈 전설을 간직한 것만 같습니다.

사진=문성필. ⓒ제주의소리
사진=문성필. ⓒ제주의소리

이 해녀콩의 꽃말이 ‘전설’이라고 합니다.

제주 해녀의 삶과 애환이 깃든 작은 야생화인 해녀콩이 피어나면 무더운 여름날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무더위에 제주의소리 독자분들의 가정에도 건강과 평안이 가득하기를 해녀콩의 꽃에 담아 전해 드립니다.

사진=문성필. ⓒ제주의소리
사진=문성필.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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