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4세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 노쇼 속출...잔여백신 신청도 없어 ‘폐기처분 수순’  

제주에서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족으로 접종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 정작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잔여량이 남아 폐기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13일 제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위탁의료기관으로 선정된 제주시내 일부 의원에서 어제(12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남아 첫 폐기 물량이 발생했다.

도내 위탁의료기관은 어제부터 일제히 60~74세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을 시작했다. 도내 접종 대상은 약 8만명 가량이다. 

오전부터 접종이 시작됐지만 예약 취소와 약속된 시간에 오지 않는 ‘노쇼’가 이어지면서 각 의료진마다 추가 접종 모집에 나섰다.

각 의원은 남은 백신을 처리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전산시스템에 잔여 수량을 등록했다. 입력과 동시에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곧바로 신청으로 이어졌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신청자가 적어 이날 오전부터 포털사이트 잔여백신 예약신청 지도에는 남은 물량이 줄줄이 등록됐다. 제주시내 모 의원은 최대 8개의 물량이 뜨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1바이알(병)당 10~11명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1바이알을 개봉할 경우 상온 노출 제한인 6시간 안에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제한 시간을 넘기면 폐기가 원칙이다.

제주시내 A의원의 경우 노쇼에 따른 잔여 백신 신청자가 좀처럼 나오지 않자 어제 사용하고 남은 아스트라제네카를 의료페기물과 함께 폐기처분했다.

모 의원 관계자는 “모더나와 화이자는 노쇼도 적고 잔여백신이 나와도 전산 등록과 동시에 신청이 이뤄지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잔여백신을 올려도 신청자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폐기는 연령 제한 조치 영향이 크다. 정부가 7월1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권고 연령을 기존 3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상향했기 때문이다.

이는 50세 미만 연령층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부작용 우려가 있다는 의료계의 조언을 수용한 결과다.

결국 50세 미만은 잔여백신을 맞고 싶어도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 50대의 경우 이미 화이자와 모더나 접종 사전 신청이 이뤄져 아스트라제네카는 수요 자체가 제한적이다.

제주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이처럼 아스트라제네카 폐기 사태가 속출하자, 정부는 오늘 긴급 브리핑을 열어 접종 대상에 30~40대를 포함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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