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저 태어난 것들은 낭중에 태어난 것들을 위해서
몬저 태어난 것들은 낭중에 태어난 것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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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85) servant 종, 하인

servant [sə́ːrvənt] n. 종, 하인
몬저 태어난 것들은 낭중에 태어난 것들을 위해서
(먼저 태어난 것들은 나중에 태어난 것들을 위해서)

servant는 serv- ‘일하다/유지하다’와 –ant ‘행위자’의 결합이다. 이 serv-라는 어근(語根)에서 나온 낱말로는 service ‘봉사/수고’, serving ‘접대’, observe ‘지키다/준수하다’, deserve ‘받을 가치가 있다’ 등이 있다. servant의 어원적 의미는 ‘일을 하는 사람’,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주인을 위해 일을 하는 종’이다.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candidates)이 내세우는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란 타인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두고 자신보다 구성원들의 이익(the benefit of the members)을 우선시하는 리더십을 말한다. 봉사자로서 직원, 고객(customer) 및 공동체(community)를 우선으로 여기며 그들의 필요를 만족시키고자 헌신(devotion)하는 리더십이다.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우선적으로(in preference) 섬긴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이끌려는 열망에 초점을 두는 기존의 전통적인 리더십과 대비되는데, 기존의 리더십(the existing leadership)에서의 리더의 목적이 섬김을 받는 것(to be served)이라고 한다면 섬김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리더의 목적은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것(to serve)이 된다.

자, 이제 이런 섬김의 리더십을 인간과 자연의 관계(the relationship between man and nature)에서 생각해보자. 먼저 태어난 자연은 종의 역할을 하고 있고 나중에 태어난 인간은 주인의 역할을 하고 있다. 종의 역할을 겸손하게(humbly) 수행하고 있는 자연에 대하여 인간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은 단지 씨(seeds)를 뿌릴 뿐이며, 그 씨를 열매(fruits)로 만드는 노역은 엄연히 자연이 맡아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자연을 두고 아무 데나 무심히(heedlessly) 쓰레기를 버리거나 침(spit)을 뱉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자신의 행위를 한 번쯤 유심히(attentively) 돌아다보아야 한다. 

오늘날 인간세상에서는 먼저 태어난 것들이 나중에 태어난 것들을 위해 종의 역할을 하기는커녕, 이른바 ‘기득권’이란 것을 내세우면서 자연스러운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부모가 자식의 밑으로, 기성세대가 신세대의 밑으로 가서 종의 힘든 역할을 해주어야만 그 사랑의 불이 자연스럽게 위로 옮아가게 될 것이다. 사진=pixabay.
오늘날 인간세상에서는 먼저 태어난 것들이 나중에 태어난 것들을 위해 종의 역할을 하기는커녕, 이른바 ‘기득권’이란 것을 내세우면서 자연스러운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부모가 자식의 밑으로, 기성세대가 신세대의 밑으로 가서 종의 힘든 역할을 해주어야만 그 사랑의 불이 자연스럽게 위로 옮아가게 될 것이다. 사진=pixabay.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먼저 태어난 부모는 종의 역할을 하면서 나중에 태어난 자식을 주인으로 섬겨야 한다. 그래야만 그 자식들도 부모가 되었을 때 종의 역할을 기꺼이(willingly) 맡아서 하게 되는 것이다. 자식들을 출가시키면서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다면, 그 부모는 종의 역할을 했다기보다는 주인의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경우, 자식은 부모에게 감사의 마음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오히려 그 자식이 그 부모를 위해서 종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마지못해 하는(unwilling) 효도(filial piety)와 그에 대한 부모의 실망(disappointment)과 배신감(feeling of betrayal)도 바로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오늘, 우리들이 살아가는 인간세상(human world)에서는 먼저 태어난 것들이 나중에 태어난 것들을 위해 종의 역할을 하기는커녕, 이른바 ‘기득권(vested rights)’이란 것을 내세우면서 자연스러운 흐름(natural course)을 거스르고 있다. 그 기득권으로 인해 갖가지 사회적 문제들(social problems)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궁이(fireplace)에서 연탄불을 갈 때, 불이 붙어 있는 연탄과 새 연탄의 배열(arrangement)을 생각하여 보라. 어느 연탄이 밑으로 가야 하는가? 불이 붙어 있는 묵은 연탄이다. 부모가 자식의 밑으로, 기성세대(old generation)가 신세대(young generation)의 밑으로 가서 종의 힘든 역할을 해주어야만 그 사랑의 불이 자연스럽게 위로 옮아가게 될 것이다. 흙에서 흙으로.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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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2

이문호 2021-09-24 10:45:0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연탄불 위 아래,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