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흥주점 4곳서 잇따라 확진..."집단감염 불 붙나" 불안 고조

4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참아낸 끝에 제주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또 다시 유흥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정 유흥주점의 경우 벌써 종사자의 확진 사례가 세번째로, 방역관리의 반복적인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제주시 연동 소재 4곳의 유흥주점에 대한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했다. 유흥주점 4곳의 종사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유흥주점 방문객들에 대한 진단검사를 요청했다.

유흥주점 발 확진세는 새삼스럽지 않다. 지난 7월과 9월 코로나19 확산 시국에도 유흥주점을 기점으로 한 집단감염 사례가 급격히 늘었다. 당시 코로나19 대유행의 책임을 해당 유흥주점에 물어도 과하지 않은 수준이었다. 

유흥시설의 경우 다른 업종에 비해  밀폐된 공간이 많고, 주로 야간 시간대에 이용하면서 방역망에서 벗어나기 쉽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해당 공간에 오랜 시간 머물며 음주하는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 등을 준수하기 어렵고, 술잔을 돌리거나 잔을 부딪치는 행위 등도 감염 가능성을 높인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임에도 방문자가 진단검사를 꺼려한다는 치명적인 문제도 있다. 과거 사례에서도 유흥주점 이용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는 이들로 인해 뒤늦은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했고, 감염 피해를 더욱 키웠다.

최근 연동에서 발생한 확진자 중 돌파감염은 얀센 백신을 맞은 1명뿐이고, 나머지 확진자들은 백신 1차 접종 또는 미접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종사자들의 나이대가 대부분 20~30대여서 순차적인 접종 대상이 아니었던 상황이다.

나름 특단의 대책이었던 유흥주점 종사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현재로서는 먹혀들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특별 행정명령으로 시행된 유흥주점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PCR 의무검사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지침 상 유흥주점 종사자들은 2주에 한번씩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업종의 특성상 종사자들이 한 업소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이곳저곳을 나다니기도 하고, 육지부에서 잠깐씩 내려오는 사례도 있어 방역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실질적인 위험 요인들은 방역망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는 셈이다.

그렇다보니 제주시 연동 A유흥주점의 경우 확진자 동선만 세번째 공개됐다. 매번 종사자의 확진으로 인해 공개된 것으로, 이 유흥주점을 기점으로 한 집단감염자가 25명에 이르기까지 했다.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 불과 열흘도 지나지 않아 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비교적 큰 규모로 운영되는 제주시 연동 소재 유흥주점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업체의 피해만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집단감염 사례가 늘어나면 유흥주점은 늘상 영업제한의 첫번째 대상이 되곤 했다.

제주시 이도동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부모(62)씨는 "지키라는 방역수칙은 다 지켰다. 명부 작성이며 PCR 검사며 뭐든 다 지켜왔는데, 매번 유흥주점은 도매금으로 묶여버린다"며 "솔직히 신제주 상권에서 운영하는 주점이랑 우리가 상황이 같나.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들만 미련한 사람들이 되는 것 아니냐"고 분을 토해냈다.

제주도 방역당국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영업적으로 손실을 보고 있는 업주들은 정말 화가 나겠지만, 도민 전체적인 생명을 보호하려는 입장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비말이 가장 심하게 튀는 유흥주점은 관리대상 1순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흥주점에서 발생하는 확진자는 순순히 동선을 공개하지도 않는다. 꽁공 숨어버리면 더이상 파고들기 어려운 지점이 있어 몇 번이고 전화를 걸어 관련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며 "결국 자발적으로 방역지침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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