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전국 83.7%-제주 85,2% 파업 찬성…10.20 총파업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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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12일 오전 11시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 해소 요구를 거부한 도교육청을 규탄하고 민주노총 10.20 총파업 동참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전국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제주지부로 구성된 제주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학비노조)가 비정규직 차별 해소 요구를 거부한 도교육청을 규탄하고 민주노총 10.20 총파업 동참을 결의했다.

학비노조는 12일 오전 11시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학교 비정규직 파업 찬반투표 결과발표 및 총파업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지난 9월 7일부터 10월 7일까지 한 달간 소속 3개 노조 조합원 9만 4504명을 대상으로 총파업에 동참하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전국 조합원 9만 4504명 가운데 7만 5227명이 참여해 투표율 79.4%, 찬성률 83.7%로 가결됐다. 제주는 81.4%가 투표에 참여, 85.2%의 찬성률을 보였다. 

규탄 발언에 나선 고을선 학비노조 서귀포지회장은 “7년 차 학교 비정규직 조리실무사로 근무하며 손목터널증후군에 시달리고 결국 수술하게 됐다”며 “나뿐만 아니라 학교 급식실에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 같은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엔 중학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음식 감량기 사고로 손이 절단될 만큼 우리는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잦은 사고와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그러다 보니 급식실에서 일하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상황에서 학교와 급식실은 과연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로 우리가 정년까지, 끝까지 할 수 있는 곳이겠는가”라고 되물으며 “노동자 배치기준을 낮춰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게 게 해달라 요구했지만 도무지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죽지 않고 일할 권리는 학교 비정규직 급식 종사자들한텐 없는 것인가. 코로나19 위기가 닥친 이후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비정규직들은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처우와 임금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고 지회장은 “돈이 없다면서 교육시설에 투입되는 예산은 어마어마하다. 교육청은 이 비용을 비정규직 노동자들한테 사용할 생각이 없는가”라며 “우리는 왜 늘 사지로 내몰리고 뼈가 곪아 터지는 병에 시달려야 하고 매일 다쳐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명절 때 정규직은 차례를 다 지내고 비정규직은 절반만 지내는 것도 아닌데 왜 명절휴가비에 차별을 받아야 하나”라며 “우리 아이들이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소외받지 않고 잘 살게 하고 싶다면 모범을 모여야 진정한 학교 교육이 실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비노조는 ▲불평등 사회양극화, 학교 비정규직 차별 철폐 ▲비정규직 근속차별 중단 및 근속수당 인상 ▲명절휴가비 차별 중단 ▲국가인권위, 정부 공무직위원회 권고 이행 ▲처우개선 수당 모든 학교 비정규직 직종에 차별없는 지급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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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비노조는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학교 비정규직 파업 찬반투표 결과발표 및 총파업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이어 회견문 낭독을 통해 학비노조는 “불평등 사회양극화에 맞서고 학교에서부터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총파업 투쟁을 선포한다”며 “지난 8월부터 약 두 달에 걸친 교육청과 교육부 간 교섭에서 우리는 사측의 무성의와 무책임만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죽음의 급식실이 언론에서 연일 보도되지만, 급식실 배치기준 개선 등 이에 대한 대책 촉구에 교육감들은 강건너 불구경 식으로 무관심 무성의하다”며 “비정규직 생명조차 경시하는 교육감들이 과연 교육자로서의 양심과 자질이 있겠는가”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또 “지난해 사측은 코로나로 예산이 2조 원가량 줄었다며 해를 넘겨 교섭을 끌고, 차별 해소 처우 개선은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했다”며 “하지만 올해는 2차 추경만 6조 3000억 원 이상 역대급으로 증액돼 지난해 대비 11조가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산 때문에 개선할 수 없다던 사측은 역대급 예산 증액에도 정규직보다 못한 기본급 인상안을 제시하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도 예산이 감축된 지난해보다 못한 인상안을 제시하는 뻔뻔함을 드러냈다”고 쏘아붙였다.

학비노조에 따르면 지난 6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과정에서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은 학생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로써 이들의 사기와 만족도가 교육서비스의 질을 결정한다. 비용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투자라고 생각했으면 한다”는 공익위원장의 말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비노조는 “사측의 무성의하고 차별적인 태도로 교섭과 조정은 모두 결렬됐다. 이에 20일 총파업을 선포하지만 우리는 모든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며 “집단교섭 대표인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적극적으로 교섭에 임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신의를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총파업 전이라도 교섭을 열어 타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달라. 올해는 늘 불안한 학교 노사관계의 대전환을 만들 기회”라며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고 학교 노사관계의 안정을 꾀할 기회다. 단번에 어려워 멀리 내다보는 방안을 제시하더라도 적극 교섭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학교 비정규직 차별 해소는 국가인권위와 정부 공무직위원회도 입을 모아 권고하고 있다. 우리는 총파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외침이 들릴 수 있도록 거침없이 투쟁하겠다”며 “파국이냐 타결이냐는 교육당국의 의지에 달렸다. 시도교육감들의 책임과 결단을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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