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자료집에 '제2공항 정상 추진' 포함...비상도민회의 "경거망동" 비판

제주특별자치도가 오는 3월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멈춰선 '제주 제2공항' 사업을 대선 공약에 포함시킬 것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최근 각 정당의 대선 후보들에게 '제주 미래과제와 추진전략'이라는 제목의 자료집을 전달했다.

제주 관련 현안을 대선 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해당 자료집에는 10대 핵심 아젠다와 40개 핵심과제, 78개 세부과제 등이 담겼다.

핵심과제 중에는 '제주 제2공항 정상 추진' 사업이 포함돼 있다. 급속한 제주공항의 항공수요 증가로 지연과 혼잡, 안전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2공항 정상 추진을 통한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제주공항의 수용 능력이 98.6%로 한계치에 달했고, 2019년 항공기 결항횟수 1695회, 지연횟수 2만4052회 등 비정상 운항 비율이 15%에 달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를 두고 이미 도민 여론조사를 통해 반대 여론이 우세함을 확인했고, 환경부에 의해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반려된 사업을 제주도가 독자적으로 대선 공약에 반영시키려는 의도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의해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 연구'가 수행되는 등 사업 추진 적정성까지 논하고 있는 시점에서 적절치 못한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6일 성명을 내고 "당장 구만섭 권한대행이 해야 할 일은 대선판에 기웃거리며 제2공항 정상추진 따위를 운운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지방선거가 이뤄질 때까지 제주도에 사회갈등과 혼란이 없도록 현상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 정상 추진의 필요성을 설명한 내용들은 하나하나가 국토부의 기본계획을 그대로 복사한 수준"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1200만 관광객으로도 생활쓰레기와 하수처리에 심각한 부하가 나타나고 이미 지하수와 연안이 심각하게 오염된 사실이 지속적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공항 규모를 늘려 더 많은 관광객을 수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도민사회를 갈등으로 몰아넣고 제주의 환경과 생태계를 겁박하고 있는 자가 누가 보더라도 구만섭 권한대행이라는 것이다. 대선 관련 문건을 전달하는데 구 권한대행의 결재가 필수이기 때문"이라며 "도민의 선택도 받아 본 적 없는 권한대행이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에 부합하지도 않는 행위를 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구 권한대행은 경거망동하지 말고 즉각 각 정당에 보낸 제2공항 정상추진 의견을 철회하고 도민사회에 사과하길 바란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지난 도민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도민의 뜻 그대로 제2공항 백지화를 정부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성명서

대선공약은 제2공항 백지화가 정답이다
“제2공항 백지화 훼방 놓는 구만섭 권한대행의 경거망동을 규탄한다!”

최근 제주도가 각 정당에 3월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서 제주도에 필요한 현안사업과 정책을 제안했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은 제2공항에 대한 내용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제주도가 각 정당에 보낸 자료에는 제2공항 정상추진이 핵심과제 1번으로 등재되어 있다. 도민사회의 반대결정과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결정에도 제주도의 행태는 변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제2공항 정상추진의 필요성을 설명한 내용들은 하나하나가 국토부의 기본계획을 그대로 복사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1200만 관광객으로도 생활쓰레기와 하수처리에 심각한 부하가 나타나고 이미 지하수와 연안이 심각하게 오염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공항 규모를 늘려 더 많은 관광객을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제주도의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보호하고 생활환경 부하를 개선하겠다며 환경보전기여금에 대한 홍보에 열을 올리는 제주도가 정작 과잉관광에 따른 환경부하를 늘리는 방향으로 대선 정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현실 인식이 결여된 것은 물론 도민의 상식에도 벗어난 몰상식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지난해 2월 국토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당정협의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간의 협의로 실시된 도민여론조사에서 도민의 뜻은 제2공항 반대에 있음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갈등에 대한 고려 없이 제2공항 정상추진을 운운하고 있다. 또한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하며 조류 서식지와 숨골 보전의 문제 등으로 사실상 입지 타당성이 없다는 것을 확인해 줬는데도 불구하고 제주도의 환경과 생태계를 보전해야 할 제주도가 환경파괴의 선봉을 자처하고 있다.

제주공항의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쓸데없는 제2공항이 아니라 현 제주공항을 제대로 개선해서 사용하면 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기존 남북활주로의 활용, 관제시스템의 현대화, 터미널의 이전과 확장, 주기장 추가 확보 등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이미 국토부의 용역으로 확인된 상태다. 그런데도 기후위기 시대에 구태여 새로운 공항을 하나 더 지어 제주도의 지속가능성을 철저하게 파괴하겠다는 비상식적인 발상을 제주도는 고수하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도민사회를 갈등으로 몰아넣고 제주의 환경과 생태계를 겁박하고 있는 자가 누가 보더라도 구만섭 도지사 권한대행이라는 것이다. 대선 관련 문건을 전달하는데 구만섭 권한대행의 결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도민의 선택으로 선출된 민의를 대변하는 도지사가 아닌 정부에서 파견된 행정관료인 구만섭 권한대행이 도민의 민의를 거스르는 무책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전 원희룡 전지사와 마찬가지로 도민의 뜻을 철저히 왜곡하여 정부에 도정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 구만섭 권한대행이 해야 할 일은 대선판에 기웃거리며 제2공항 정상추진 따위를 운운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지방선거가 이뤄질 때까지 제주도에 사회갈등과 혼란이 없도록 현상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일이다. 도민의 선택도 받아 본 적 없는 권한대행이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에 부합하지도 않는 행위를 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구만섭 권한대행은 경거망동하지 말고 즉각 각 정당에 보낸 제2공항 정상추진 의견을 철회하고 도민사회에 사과하길 바란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난 도민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도민의 뜻 그대로 제2공항 백지화를 정부에 전달하는 것이다. 부디 정부 파견 관료의 책임 범위 내에서 권한대행으로서의 할 수 있는 직분에 맞게 행동을 하길 바란다. 끝.

2022년 1월 6일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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