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모임, 3년 식물조사 결과 발표..."도로확장 희귀식물 생태계에 치명적 악영향"

비자림로 확장공사 구간
비자림로 확장공사 구간

 

비자림로 도로확장 공사 인근 식물조사 결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으름난초'와 희귀식물목록에 포함된 16종이 발견됐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동안 한국양치식물연구회와 함께 실시한 식물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식물은 문헌과 현지조사를 포함해 총 120과 352속 531종, 32변종 11아종 4품종 6잡종이며, 전체 585분류군이었다.

2015년 보고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는 88과 220속 242종 35변종 6품종 2아종, 285분류군이이었다. 그 당시보다  336분류군이 새롭게 조사됐다.

조사구간에서 확인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은 '으름난초' 1종이었다. 

또한  산림청 국립수목원에서 제시한 한국의 희귀식물목록에 해당하는 식물은 16종, 환경부에서 제시한 적색목록의 범주에 해당하는 식물종은 11종이었다.

희귀식물에 해당하는 식물종은 나도은조롱, 야고 등 7종이며, 천미천에서 으름난초, 붓순나무 등 5종, 공사 3구간에서 금새우난초, 나도고사리삼 등 9종을 확인했다.

붓순나무는 천미천에서 50여 개체 이상 자생하는 것을 확인했고. 바늘엉겅퀴는 공사 1~2구간의 목장지대 주변에서 집단을 이루고 있으며, 3구간 삼나무 조림지에서도 확인됐다.

한국 특산종은 대부분 천미천 구간에서 확인됐다. 제주조릿대, 떡잎윤노리나무, 솔비나무, 제주상사화, 백운산원추리, 탐라현호색, 벌깨냉이, 좀민들레, 바늘엉겅퀴, 좀층층잔대, 가시딸기, 털산박하 등 12종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양치식물 68종은 조사된 전체 관속식물 585종에서 11.6%에 해당하며, 한반도에 보고된 양치식물(298종)에서 23%, 제주도에 보고된 양치식물(197종)에서 35%에 해당된다.

제주도에만 분포하는 양치식물(60종)에서는 2종(부처손, 암고사리)이 확인됐다. 

비자림로 조사구간은 제주도의 대표적인 식물다양성 서식지인 곶자왈 지역이나 한라산국립공원에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식물다양성이 뛰어나며 서식처가 안정되어 있고, 양치식물 뿐만 아니라 다른 관속식물들의 생태환경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비자림로의 식물상다양성지수(1.66)는 지리산국립공원(1.85) 또는 제주 곶자왈시험림(1.63)과 비슷한 수치다.

시민모임은 "더 이상의 도로확장은 양치식물 및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생태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따라서 삼나무 조림지 및 천미천 주변의 벌채구간은 원상복구돼야 하며, 추가적인 공사는 진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시민모임은 "천미천 구간의 멸종위기종 ‘으름난초’의 서식처를 대체하거나 이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현재 상태 그대로 보존돼야 한다"며 "천미천 주변의 도로공사는 하천유역의 물리적 변화 (유수량 및 수심의 변화, 유속의 증가, 하천 주변 퇴적층의 교란)를 초래해 육상식물의 생태계를 교란시킬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생태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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