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잠식된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단 10명 뿐...여당 예비후보는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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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1일 실시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까지 100일을 남겨두고 있다. ⓒ제주의소리

오는 6월 1일 실시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다만, 100일을 앞둔 시점에도 선거운동 전면에 나서는 후보자들이 극히 드물어 대통령선거에 잠식된 지방선거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통상적으로 지방선거의 경우 선거운동이 가능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불이 붙었다.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 어깨띠·표지물을 두를 수 있고 명함을 나눠줄 수 있다. 또 선거운동용 전자우편과 홍보물을 발송할 수 있고, 공약집 판매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예비후보자 후원회'를 두고 선거비용 제한액의 50%까지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다가오는 6.1지방선거의 경우 유독 출마 예정자들의 예비후보 등록이 저조하다. 지방선거 100일을 앞둔 21일 기준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명부에 등록된 제주지역 예비후보자는 총 10명에 불과하다. 이마저 교육의원 예비후보를 제외하면 7명에 그쳤다.

제주시 지역구에서는 일도2동을 선거구 박건도 제주주민자치연대 참여자치위원장(정의당), 삼도1·2동 선거구 윤용팔 전 제주도 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 회장(국민의힘), 화북동 선거구 고경남 제주시체육회 부회장(국민의힘), 아라동 선거구 양영수 민주노총 제주본부 부본부장(진보당) 등이 등록했다.

서귀포시 지역구는 동홍동 선거구 박성현씨(무소속), 서홍·대륜동 선거구 강상수 전 서홍동주민자치위원장(국민의힘), 대정읍 선거구 이윤명 전 대정읍장(국민의힘) 등이 이름을 올렸다.

후보자를 정당별로 분류하면 국민의힘 후보가 4명, 정의당 1명, 진보당 1명, 무소속 1명 등이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한명도 없었다.

이전 선거와 비교해보면 등록이 저조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2014년 치러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경우 예비후보 등록 첫날에만 34명이 출사표를 던졌고,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당시에는 27명이 등록한 바 있다.

이는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맞물린 초유의 선거 일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선이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도 후보 간 초박빙 양상을 보이자 거대양당이 지방선거 '개별선거운동 금지령'까지 내리면서다.

민주당의 경우 대선 승리를 위한 노력도를 지방선거 공천 기준으로 삼겠다고 천명했다. 예비후보 등록이 단 한명도 없었다는 점은 이 같은 배경이 반영됐다. 국민의힘도 예비후보 등록을 가능하도록 했지만, 명함을 배부하는 등의 개별 선거운동은 금지하도록 조치했다.

이에 비해 운신의 폭이 자유로운 진보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일정에 맞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것도 대비를 이룬다.

불과 석 달 간격으로 대선과 지방선거가 연이어 실시되는 전례 없는 상황에서 대선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롭게 선출된 대통령이 본격적인 국정 운영에 들어가면 지방선거도 자연스럽게 새 정부에 힘을 싣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각 선거구의 유력 후보들도 물밑에서는 활동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고, 상대적 열세에 있는 정치 신인의 경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들은 얼굴을 알릴 기회도 줄어들게 되면서다. 선거 전반적으로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도 제한적이게 됐다.

한편, 이번 선거의 후보자 등록은 선거일 20일 전인 5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진행되고 선거기간은 같은달 19일 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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